美공항 총기난사 생존자 "백팩 속 노트북 덕에 목숨 구했다"
"45초간 총격 계속돼" "다른 승객 경고로 여럿 살아" 목격자 증언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백팩이 제 목숨을 구했습니다."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포트로더데일 국제공항 총기 난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스티브 프래피어은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프래피어는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노트북을 급하게 백팩에 쑤셔 넣었다. 백팩 덮개도 제대로 닫지 않았다.
그렇게 공항 수하물 찾는 곳에 들어서고 얼마 뒤 그곳은 총기 난사로 아수라장이 됐다.
프래피어는 도망을 치다 범인이 자신의 방향으로 총을 쏜 것을 알아차리고 바닥에 엎드렸다.
그는 "백팩을 등에 메 마치 거북이 같았다"면서 "무언가 내 등을 때리는 느낌이 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프래피어는 범인이 잡히고 상황이 다소 진정되자 화장실로 가서 백팩을 열어보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총알을 맞은 자국이 선명한 노트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백팩 사이로 드러나 있던 그의 노트북 가장자리에는 구멍이 생겼고, 그 주변은 종잇장처럼 구겨졌다.
프래피어는 "내 등이 맞았을 수도 있다"면서 "백팩이 나를 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연방수사국(FBI)에 조사를 위해 백팩을 건네줬는데, 그들이 백팩 주머니에서 총알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FBI 수사관들은 그에게 가방 속에 랩탑이 없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프래피어는 아직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고 주변에 알려 많은 이의 목숨을 살린 사람도 봤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목격자는 범인이 수사 당국에 붙잡히기 전까지 45초 동안 난사를 계속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포트로더데일 공항 2번 터미널에서는 이라크에서 복무한 퇴역군인 에스테반 산티아고(26)가 총기를 난사해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수사 당국은 현재 산티아고를 상대로 범행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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