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오바마> '시민' 오바마의 앞날은?
차세대 정치인 양성 시나리오가 가장 가능성 높아
퇴임 직후 할 일로 "잠 자기, 아내와 휴가"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시민 신분이 되고 난 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걸어갈 길로는 차세대 정치지도자 양성 시나리오가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의 퇴임 후 나설 일들로 미국프로농구(NBA) 구단주부터 벤처기업 투자자, 미디어관련 업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그렇지만 전직 대통령이라는 신분이 가지는 특성이나 오바마 대통령도 소속된 미국 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 처한 상황 등을 고려하면, 차세대 정치인 육성이야말로 자신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으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풀이했다.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 역시 최근 '후진 양성' 쪽에 무게를 둔 발언을 해 왔다.
지난달 열린 마지막 연말 기자회견에서 그는 "나의 대통령 기념시설을 다음 세대의 재능을 개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이 어떤 부분에서 미진했는지에 대한 "자문과 조언"을 맡겠다는 의사도 보였다.
지난달 26일 미 CNN과 시카고대 정치연구소가 공동으로 제작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옛 측근인 데이비드 액설로드가 진행한 팟캐스트 '액스 파일'(The Axe Files)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반년이나 1년, 2년 뒤 까지 어슬렁거리지는 않을 것 같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에 신경쓰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 역시 오바마 대통령이 저술이나 직접적 정치활동보다 차세대 육성 쪽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추측으로 이어졌다.
공영 라디오방송 NPR와의 지난달 19일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의 재건이라는 부분에서 내 역할이 뭔지 살펴보고 있다"며 "기후변화와 건강보험, 형사사법개혁 같은 사안에 관심을 갖는 젊은 인재들이 충분한 활동 자원과 언론의 관심, 그리고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젊은 인재를 유치하고 친구와 코치를 겸할 수 있는 자문역할을 맡고 싶다"며 "그것이 나, 그리고 (아내) 미셸도 잘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민간 외교관' 역할을 찾아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 켄터키대 역사학과의 코디 포스터 교수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전직대통령들 중 "허버트 후버, 지미 카터, 빌 클린턴을 본보기로 삼으려 할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그러나 포스터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미국 내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공적 역할이 어떻게 전개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퇴임 다음날 할 일로 오바마 대통령은 '잠 자기'를 꼽았다. 그는 '액스 파일' 인터뷰에서 "(퇴임 다음날인) 오는 21일에 하려는 일은 잠을 자는 것이고, 그리고 아내와 좋은 휴가를 보내는 것"이라며 아내 미셸 여사도 "좋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주 활동 무대는 워싱턴DC와 시카고가 될 전망이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워싱턴DC '웨스트 엔드' 지역에 사무실을 임대했으며, 사무실은 퇴임 후 거주지로 임대한 주택이 있는 칼로라마 하이츠에서 차량으로 6∼7분, 백악관에서는 약 10분 거리에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작은딸 사샤(16)가 워싱턴DC에서 다니던 학교를 아직 졸업하지 못했기 때문에 백악관을 나온 후에도 당분간 워싱턴DC에 머물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20일 정오부터 시작된다.
퇴임 후 오바마 대통령은 매년 20만5천700달러(약 2억4천만 원)의 연금을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또 연방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퇴임 후 사무실 운영비와 보좌진 급여, 의료비, 여행 경비, 통신비 등을 부담한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또 퇴임 이후에도 비밀경호국(USSS)으로부터 평생 경호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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