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시리아 파견 전력 감축 착수…항모 전단 먼저 철수
총참모장 "알레포 탈환으로 내전 평화적 해결 기반 조성"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반군과 내전을 벌이는 시리아 정부군 지원을 위해 현지에 파견했던 자국군 전력 감축에 착수했다고 러시아군이 6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군은 자국 공군의 시리아 내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지중해로 파견했던 항공모함 전단을 가장 먼저 철수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시리아 주둔 전력 감축에 착수했다"며 "가장 먼저 항공모함 '아드미랄 쿠즈네초프'가 이끄는 항모 전단이 (시리아 인근 지중해에서) 모항인 러시아 북부 세베로모르스크항으로 떠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모 전단은 이날 지중해를 출발할 예정이며 곧바로 항해할 경우 약 10일 뒤 러시아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말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과의 최대 격전지였던 북서부 도시 알레포를 탈환하면서 승기를 잡고 곧이어 주요 반군 조직들과 전면적 휴전에 합의함으로써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기반이 조성된 것으로 보고 전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게라시모프는 "시리아 정부군의 알레포 탈환이 시리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시리아 전면 휴전 합의가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휴전에 합의한 시리아 정부군과 주요 반군은 이달 23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평화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반군이 정부군의 휴전합의 파기를 이유로 평화회담 참석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회담이 제대로 개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해 12월 29일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시리아 휴전으로 러시아군 전력 감축을 위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보고했고 이에 푸틴은 전력 감축을 승인한 바 있다.
러시아군은 항모 전단 철수에 시리아에 배치된 공군 전력과 지상 지원 부대 등도 단계적으로 감축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5년 9월 말 공군 전력을 동원한 시리아 공습 작전을 개시했던 러시아는 이후 해군 함정과 항모까지 동원해 공급 작전을 지원했었다.
북해함대 소속의 항모 아드미랄 쿠즈네츠포함(6만t급)과 핵추진 순양함 표트르 벨리키함(2만5천t급), 대잠함, 지원함 등으로 구성된 항모 전단은 지난해 10월 15일 모항인 러시아 북부 무르만스크의 세베로모르스크항을 떠나 지중해 원정 작전에 나섰다.
한 달 여 만에 11월 중순 시리아 인근 지중해 동부 해역에 도착한 항모 전단은 곧바로 함재기 등을 동원해 시리아 공습작전 지원에 나섰다.
작전 과정에서 11월 중순과 12월 초 각각 함재기 미그(MiG)-29와 수호이(Su)-33 1대씩이 지중해에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러시아의 항모의 지중해 파견은 이례적인 일로 중동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력 확장 의지를 과시한 조치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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