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정유라 이대특혜' 남궁곤 구속영장…업무방해·위증(종합)
10일 구속 여부 결정…다음 타깃은 김경숙 前학장·최경희 前총장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이지헌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6일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에 연루된 남궁곤(56) 전 이대 입학처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적용된 혐의는 업무방해·위증 등이다.
정씨의 이대 입학·학사 비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류철균(52·필명 이인화)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에 이어 두 번째다. 류 교수는 조교에게 정씨의 시험 답안을 대신 작성하도록 하고 정씨에게 부당하게 학점을 준 혐의로 3일 구속됐다.
특검에 따르면 남궁 전 처장은 2015년학년도 체육특기자 선발 때 정씨에게 특혜를 줘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교육부 감사 결과를 보면 그는 당시 면접 평가위원 교수들에게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강조했다.
실제 정씨는 면접관들에게 금메달을 보여주는 등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남궁 전 처장의 해임을 학교 측에 요구하는 한편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남궁 전 처장은 지난달 15일 국회 청문회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도 있다.
그는 당시 "면접관들에게 영향을 미칠만한 행동을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는데 이는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과 다르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그의 구속 여부는 1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특검은 남궁 전 처장의 신병을 확보해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최경희(55) 전 총장 등 '윗선'의 지시나 관여 여부를 본격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특검은 이대 비리가 김 전 학장 '기획'→최 전 총장 '승인'→남궁 전 차장·류 교수 등 '실행' 구도로 이뤄진 게 아닌지 의심한다.
특검은 최씨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관련 비리를 주도한 인물로 꼽히는 김 전 학장을 우선 겨냥하고 있다.
그는 교육부 감사 당시 입시 부정에 관여한 것은 물론 작년 1학기와 계절학기 정씨에게 부당하게 학점을 준 것으로 드러나 역시 교육부의 해임 처분 요구와 함께 검찰에 고발됐다. 연구비 집행이 석연찮게 이뤄졌다는 단서도 포착된 상태다.
김 전 학장이 이대 비리에 깊이 개입했다는 진술이나 단서는 여럿 있다.
남궁 전 차장은 청문회에서 "2015년 9월 입학전형 당시 김 전 학장이 승마 유망주와 아시안게임 얘기를 하면서 정윤회씨의 딸(정유라)이 우리 학교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넌지시 말했다"고 증언했다.
류 교수 역시 최순실씨 모녀를 소개하고 학사 특혜를 부탁한 인물로 김 전 학장을 지목했다.
김 전 학장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최 전 총장도 곧바로 특검에 불려나와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체육특기자전형 입시 부정에 최 전 총장이 연루된 의혹을 밝혀달라며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현재 덴마크 경찰에 구금된 정유라씨는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작년에 제적될 줄 알았는데 어머니와 함께 류철균 교수와 최경희 총장님을 만나고 나서 나도 모르게 학점이 나왔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김 전 학장과 최 전 총장은 비리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김 전 학장, 최 전 총장 역시 청문회에서 위증한 사실을 확인해 이날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고발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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