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올해 '꺾어지는 해' 기념일만 15개…도발 계기 많아
전문가 "도발·대화 국면 냉탕온탕…3월 한미훈련 등 분수령"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북한이 올해 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정주년(整週年)' 기념일만 10개가 넘어 내부적으로 '격동의 한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가 8일 통일부 북한정보포털 등을 분석한 결과 김씨 일가와 남북관계, 군 관련 북한의 올해 기념일 가운데 무려 15개가 5년 또는 10년 단위의 정주년에 해당한다.
우선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 75돌(2월16일·광명성절), 김일성 주석의 생일 105돌(4월15일·태양절), 김정일의 생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조모인 김정숙의 생일 100돌(12월24일) 등이 대표적이다.
김일성의 모친 강반석의 생일과 사망도 각각 125돌(4월21일)과 85주기(7월31일)를 맞는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부자를 찬양하기 위한 대규모 국제행사인 년 백두산위인칭송대회'를 내년 8월 백두산과 평양에서 개최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밝힌 바 있다.
김씨 3부자의 각종 추대 기념일도 5년 또는 10년 단위로 떨어진다.
김정은 당 제1비서 추대 5주년(4월11일), 김일성 대원수 추대 25주년 및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5주년(4월13일), 김정일 당 총비서 추대 20주년(10월8일) 등이다.
김정일 대원수 칭호 수여 5주년(2월14일), 김정일 원수 칭호 수여 5주년(4월20일), 김정은 원수 칭호 수여 5주년(7월17일) 등도 올해 들어있다.
이렇듯 올해 김씨 일가와 관련해 꺾어지는 해가 몰려있고 인민군 창건도 85돌(4월25일)을 맞으면서 북한의 대외 과시용 목적의 무력도발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의 북한 신년 공동사설과 신년사에서 핵 무력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 언급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올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다 남북관계사에서 획을 그은 사건들의 기념일 가운데 올해 '꺾어지는 해'에 해당하는 것도 몇 개 있다. 7·4남북공동성명 발표 45돌과 10·4선언 발표 10돌이 대표적으로, 두 기념일은 김정은의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남북 사이 긴장 국면으로 일관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적극적인 대화공세에 나서 남북관계는 '냉탕'과 '온탕'을 오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올해 북한의 도발 수요도 있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의 영향으로 남북 사이에 대화 국면이 펼쳐질 수도 있다"며 "한반도 정세에서 3월 예정인 한미 키리졸브 훈련과 우리 차기 정부 출범이라는 두 차례의 분수령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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