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이후 첫 명절…Ɗ만9천원 세트' 많아졌다
'양보다 금액'… 과대포장 없애고 정육코너엔 돈육 선물 등장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설 명절을 앞두고 부산지역 유통업체가 선물 상한선인 5만원에 맞추느라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았다.
과대 포장을 없애고 소고기 대신 돼기고기 선물세트를 마련하는 등 실속파를 겨냥한 게 유통가의 이번 설 명절 선물코너 특징이다.
7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부산점은 올해 설 선물코너에 5만원 이하 세트를 60%까지 늘렸다. 호주산 와규 정육 세트를 4만9천원에 판매하는데 불고기 0.6㎏, 국거리 0.6㎏만으로 구성돼 양은 만족스럽지 못한 듯 하다.
민어굴비세트나 옥돔, 고등어 등 수산물 선물세트는 1㎏ 미만으로 양을 줄여 4만9천원에 맞춰 내놨다. 5만원을 넘기지 않으려고 한라봉이나 배 등 과일 4개와 차를 함께 넣은 혼합 선물세트를 내놓기도 했다.
소고기 일색이던 정육 선물코너는 돼지고기가 점령했다.
현대백화점 부산점은 5만원짜리 돼지고기 양념육을 집어넣었고, 롯데백화점은 삼겹살과 목살을 섞은 구이세트를 4만9천원에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5만원 이하 상품군을 지난해 설 때보다 35% 늘렸다. 물량도 지난해보다 2만개 늘린 8만2천개를 준비했는데 실속파 소비자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다.
호주산 소고기와 굴비, 수삼, 과일 등을 5만원 미만의 가격에 맞추느라 역시 양은 충분해 보이지 않았다.
메가마트가 1만원대 과일 세트를, 이마트가 컵을 넣은 1만5천원짜리 맥주 세트를 내놓는 등 할인점은 더 낮은 가격대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청탁금지법은 고객을 끌기 위한 유통업체의 마케팅 방법에까지 변화를 몰고 왔다.
신세계백화점은 아예 선물 카탈로그를 바꿨다. 지난해까지 명절 카탈로그는 상품군 위주로 구성했지만 올해는 금액별로 나눠 안내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김대식 식품팀장은 "청탁금지법에 영향을 받는 고객을 위해 카탈로그만 보면 해당 가격대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5만원 이하 선물세트에 대해서도 무료 배송 서비스를 새로 도입했다.
메가마트는 청탁금지법 위반 우려로 선물 수령을 거부하는 사례를 막으려 5만원 미만 선물세트에 대해 일종의 '안심스티커'를 붙여 배송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선물하는 사람이 기프티콘을 보내면 받는 사람이 매장을 방문해 물품을 찾아갈 수 있는 'O2O 서비스'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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