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2%대로, 30년물 금리는 5.5% 안팎까지 뛰며, 20여년만의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이제 월가에서는 10년물 금리의 6%대 진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의외로 금리 충격에 비해 주식시장은 잘 버티고 있습니다.
ADVERTISEMENT
'마의 5%'를 훌쩍 넘은 국채금리와 AI 에이전트 모멘텀, 어느 쪽이 증시의 주도권을 쥘 것인지, 월가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뉴욕 연결하겠습니다. 조연 특파원, 미 국채 30년물이 6%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다소 충격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가?
ADVERTISEMENT
<기자>
현재 미 국채금리는 사실상 모든 만기에서 5% 안팎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5%를 넘어서자 속도가 더 가팔라졌습니다.
30년물 금리는 지난주 5.52%까지, 10년물은 5.23%까지 오르며 각각 2004년,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5년물도 20여 년만에 처음으로 5%를 돌파했습니다. 2년물은 지난주 4.95% 장중 최고점 찍으면서 5%에 바짝 다가갔구요.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한 2년물이 5%에 육박한다는 것은 연준이 약 1%포인트는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시장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 30년물 국채금리가 올 연말 6%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두 곳의 설문조사에서 나왔는데요. BofA와 블룸버그입니다. BofA는 응답자 62%가, 블룸버그는 약 53%가 30년물 금리의 6% 진입을 전망했습니다. 50bp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펀드매니저 입장에선 충분히 현실적인 시나리오죠.
만약 현실화된다면 닷컴버블 시기인 2000년 6월 이후 처음입니다. 60% 넘게 6%대 진입을 점쳤다는 것은, 사실상 운용역들이 채권 매수를 뒤로 미루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매수세가 줄어들어 금리 상승을 더 부추기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는 셈이죠.
ADVERTISEMENT
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는 배럴당 100달러에 달하는 유가와 AI 관련 투자 급증, 인플레이션 전반의 비용 확대가 우선적으로 꼽혔습니다. 또 40조 달러를 돌파한 대규모 미 국가부채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바클레이즈는 고객 노트에 "장기 국채 매도세가 심화될 경우 금리가 기존 상단 저항선이었던 5.5%를 뚫고 6%선 향해 추가 급등할 수 있다"고 적었고, 월가 채권 트레이딩 데스크들이 실제로 다음 강제청산을 유발할 수 있는 새로운 발작 지점('Pain threshold'-BofA)으로 10년물의 6%를 주시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ADVERTISEMENT
일각에서는 마지노선이라 여겨졌던 5% 국채금리가 '뉴노멀'이란 진단도 있습니다. S&P PMI가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미 경제와 기업 실적이 견고하고, 소비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경기 침체 우려는 적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년간 비정상적으로 낮은 금리가 지속된 후 정상화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앵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 주식시장에는 부담이라는 것이 전형적인 공식이었는데, 오히려 국채금리가 오르는 중에도 미 증시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였습니다.
ADVERTISEMENT
과거와 어떻게 다른건지, 월가에서는 어떻게 진단하나?
<기자>
통상 금리 인상 이후 가장 먼저 조정을 받는 것은 기술주인데, 9월 FOMC 금리 인상 시점 이후 M7의 주가는 오히려 조정없이 신고가를 경신 중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AI 기업들의 강력한 실적 흡수력입니다. 빅테크 중심으로 AI 케팩스가 계속 확대되고 있고, 실적 성장률이 커지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할인율 부담도 덮어버리고 있습니다.
또 투자자 입장에선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M7 등 대형 기술주들이 대체 피난처로도 떠올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금리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1~2%의 실질 금리가 급격한 자금 이동을 야기시키지 못한다는 진단도 있고요.
이에 골드만삭스에 "중간선거까지 기다리지 마라. 골디락스 장세 연말 랠리를 더 빨리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호르무즈해협 정상화에 따른 유가 하락이 전제입니다만,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의 향후 금리 인상 폭은 현재 시장에 반영된 수준보다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이 조언했습니다.
다만 금리 상상승세가 더 가파라지거나 장기화된다면 투심을 위축시킬 가능성도 여전합니다. 바클레이즈와 블랙록, 시티그룹은 "국채금리가 6%대에 진입하면, 기업들의 차입 비용 급증이 시차를 두고 이익을 갉아먹을 것"이라며 "특히 상승 속도가 빠를 경우 결국 밸류에이션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