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이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한 피해자 보상에 나섰지만, 보상 규모와 방식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티빙이 내놓은 보상 패키지 가운데 현금성 혜택은 5천원 상당의 자사 포인트에 그친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ADVERTISEMENT
이런 가운데 티빙을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피해자들이 빠르게 늘면서, 집단소송 참여 인원이 8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ADVERTISEMENT
이번 티빙 사고는 유출된 개인정보 규모도 상당하지만, 특히 유출 정보의 종류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기자>
이번 사고로 유출된 계정 수는 3,954만개로, 이중에는 중복 계정 등이 포함돼 있어 구체적인 피해 현황은 현재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조사하고 있습니다.
실제 피해자는 약 1,953만명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왔는데요.
피해자 수만 놓고 보면 쿠팡 약 3,756만명, 싸이월드·네이트 약 3,500만명, SK텔레콤 약 2,324만명에 이어 국내 개인정보 유출 사고 가운데 네 번째로 큰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ADVERTISEMENT
그런데 이번 사고에서 주목되는 건 유출된 정보가 질적인 측면에서 이전 사건과 차이가 크다는 겁니다.
휴대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 등을 암호화한 정보를 풀 수 있는 '암호화키'까지 함께 유출됐거든요.
ADVERTISEMENT
여기에 이례적으로 CI와 DI 등 고유 식별정보가 함께 빠져나간 점도 문제입니다.
CI와 DI의 경우 다른 채널에서도 공통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비밀번호를 변경하거나 해당 서비스에서 탈퇴하는 등의 조치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습니다.
ADVERTISEMENT
이로 인해 언제 어디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할지 예측이 어렵고, 예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높다고 법조계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도 과거 다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비교하면 티빙의 보상 수준이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고요.
<기자>
티빙이 제시한 1인당 보상 패키지에 포함된 모든 혜택의 환산가치는 총 2만원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현금성 보상은 티빙에서만 쓸 수 있는 5천원이 전부고, 나머지는 할인쿠폰, 서비스 업그레이드, 보험 등입니다.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경우 1인당 5만원 상당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한 것을 감안하면, 티빙의 이번 보상 규모는 쿠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보상 제공 방식 또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과거 개인정보 침해사고가 발생한 SKT와 KT 등에서는 사고 이후 데이터 제공이나 요금 50% 할인 등을 별도 신청 없이 자동 적용되도록 했습니다 .
반면, 티빙의 경우 보상 신청 기간도 이달 7일부터 30일까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신청 기간이 지나면 보상을 받을 수 없고요.
또 각 혜택에는 별도의 이용 기간이 적용되기 때문에 기간 안에 사용하지 않은 혜택은 소멸됩니다.
이번 유출 대상에는 이미 탈퇴했던 이용자들의 계정 정보도 포함됐는데요.
보상을 받으려면 탈퇴한 피해자 역시 또다시 가입해 신청해야 하는 방식이 적절한지를 두고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집단소송 규모가 한 법무법인에서만 1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요,
그렇다면 티빙이 부담해야 할 손해배상액도 상당할 수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 다수 법무법인에서 티빙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공동 손해배상 소송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중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모집한 주요 법무법인들의 모집인원을 합산하면 총 9만명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5만명에 대해서는 이미 소장 접수 등을 마쳐 손해배상 청구 절차가 본격 진행되고 있고요.
이중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한 한 법무법인은 앞으로 누적 10만명 원고를 확보한다는 계획인데요.
해당 법무법인은 과거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판례 등을 고려해 당초 1인당 손해배상 청구액을 10만원으로 산정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10만명이 모두 참여하고 1인당 10만원의 배상이 인정될 경우 100억원 규모입니다.
그런데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 조사결과, 티빙 측의 정보보호 체계 미비와 관리 미흡 등 과실이 확인되면서 실제 배상액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인터뷰 듣고 오겠습니다.
[박종민/법무법인 세담 대표 변호사:처음에 산정했던 1인당 10만원이라는 청구 금액이 조금 더 상향될 가능성이 있겠다는 부분도 느끼고 있고요. 카드사나 쇼핑몰 같은 데서 유출된 경우에 비해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훨씬 더 큰 규모이기 때문에, 이런 사안에서는 좀 더 상향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티빙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과징금 문제도 남아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내일(11일)부터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될 예정인데요.
티빙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개정법 적용의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어, 과징금 규모 역시 역대급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개정법에 따르면 과징금 상한은 현행 전체 매출액의 3%에서 10%로 높아집니다.
이에 따라 티빙이 반복적인 위반이나 1천만 명 이상의 피해 등 특정 요건에 해당할 경우, 최대 지난해 매출액(4,060억원)의 10%인 406억원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과징금 규모를 비롯한 구체적인 제재 수위는 개보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연내 확정될 예정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김재원, 영상편집:차제은, CG:배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