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가까이 닫혀 있던 중국 시장의 빗장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국내 엔터주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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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주 가운데서도 최근 중국 최대 음악 플랫폼 사업자인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TME)와 중국 베이징에 합작법인을 설립한 SM엔터테인먼트에 시장의 시선이 향하고 있다. 중국 공연 재개라는 '한한령 완화' 기대에 TME와의 현지 사업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중국 사업 확대를 SM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한한령의 전면적인 해제를 공식화한 것은 아닌 만큼 기대감과 실제 실적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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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막힌 K팝…그 사이 커버린 中 음악시장
중국의 이른바 '한한령'은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 이후 본격화됐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인 법률이나 규제 형태로 한한령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이후 한국 연예인의 중국 방송 출연과 대규모 공연 등이 사실상 제한됐다.
문제는 이 기간 중국 음악시장이 급성장했다는 점이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25년 독일을 제치고 세계 4위 음반시장으로 올라섰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20.1%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같은 조사에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인구 14억명에 달하는 중국이 세계 주요 음악시장으로 성장하는 동안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중국 본토에서 대규모 공연을 통한 수익을 제대로 내기 어려웠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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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 공연이 정상화될 경우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공연뿐 아니라 음반·MD·광고·팬 플랫폼 등으로 수익원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2,433억원 베팅한 텐센트…SM과 베이징 합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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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M이 주목받는 이유는 TME와의 관계다. TME는 지난해 5월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던 SM 지분을 약 2,433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취득 지분은 9.38%로, TME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이어 SM의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단순히 중국에서 SM 음원을 유통하는 사업자가 아니라 SM에 직접 지분을 투자한 전략적 파트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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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의 협력은 최근 한 단계 더 깊어졌다. SM과 TME는 중국 베이징에 합작법인 'STE'를 설립하고 중국 현지 아티스트 육성과 매니지먼트 사업에 나섰다. STE는 향후 2~3년 내 데뷔를 목표로 중국 현지 아이돌 그룹을 준비한다. 멤버 선발을 위한 오디션부터 데뷔 이후 중국 내 매니지먼트까지 합작법인이 담당한다.
SM과 손잡은 TME의 사업 규모도 상당하다. TME의 올해 2분기 매출은 89억3,0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5.8% 증가했다. 한화로 약 1조8,000억원 규모다. 특히 음악 관련 서비스 매출은 76억1,000만위안으로 1년 전보다 11.0% 증가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음악 관련 사업 비중이 약 85%에 달하는 셈이다. 유료 멤버십 관련 매출도 47억9,0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TME는 단순 음원 플랫폼에서 벗어나 공연과 MD, 팬덤 기반 콘텐츠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실제 SM과 TME의 협업은 이미 시작됐다. TME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SM의 연습생 그룹 'SMTR25'의 마카오 팬미팅을 세 차례 개최했고 수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TME는 관련 MD 판매도 강했다고 설명했다. 에스파와 라이즈 등의 디지털 앨범과 팬 상품 역시 TME의 유료 서비스에 적용되고 있다.
정식 데뷔하지 않은 연습생 IP까지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은 SM 입장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중국 본토 공연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도 TME의 플랫폼을 활용해 SM의 아티스트와 IP를 활용한 수익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TME·MD 성장 모멘텀 유효"…증권가가 바라본 SM
만약 한한령 완화로 중국 본토 공연까지 본격적으로 허용된다면 추가적인 실적 상승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공연이 열리면 티켓 매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콘서트를 중심으로 현장 MD와 음반·음원, 광고, 팬 플랫폼 등의 소비가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SM은 이미 TME라는 현지 플랫폼을 확보했고 중국 상하이에 공식 MD 매장까지 열었다. 여기에 베이징 합작법인 STE를 통해 중국 현지 아이돌도 직접 육성에 나섰다.
결국 기존 SM 아티스트의 중국 활동 확대에 TME와 MD·음원·팬 플랫폼을 통한 중국 팬덤 수익화, STE를 통한 중국 현지 IP 육성에 이어 중국 본토 K팝 콘서트가 정상화되면 성장축인 대규모 공연 사업까지 더해질 수 있다.
여의도 증권가 역시 TME와의 협업을 SM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IBK투자증권은 SM의 성장 모멘텀으로 에스파·라이즈·NCT WISH 등 중·저연차 IP의 이익 기여도 상승과 함께 TME와의 시너지, MD·라이선싱 사업의 체질 개선을 제시했다. 특히 TME와의 시너지 대상으로 SM 본사뿐 아니라 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디어유까지 언급했는데, 중국 사업이 단순히 SM 아티스트의 공연에 그치지 않고 팬 플랫폼과 디지털 콘텐츠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현재 중국이 한한령 전면 해제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은 아닌 만큼, 투자엔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아티스트의 중국 본토 대규모 공연이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거에도 한중 관계가 개선될 때마다 한한령 해제 기대가 커지면서 엔터주가 상승했지만 실제 공연 재개가 지연되면서 주가가 되돌아가는 일이 반복된 바 있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한한령 해제'라는 단어보다 중국 본토 공연 허가 건수와 중국 MD·음원 매출, 중국 사업의 영업이익 기여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준형 SK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이 한한령 완화 기대감에 따른 주가 민감도가 다른 엔터테인먼트사보다 높은 기업"이라며 "실제 한한령 완화 기대가 부각될 때마다 주가가 상승했다가 기대가 약화되면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SM의 중국 사업 재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한령과 관련해서는 "점진적인 한한령 해제를 고려한 액션일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추측도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공연 허가와 현지 매출 증가가 확인되기 전에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앞서 움직일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