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에서 가장 미친 증권시장(the world’s craziest stock market)".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을 타고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증시로 떠올랐던 한국 증시가 불과 몇 달 만에 '공포의 롤러코스터'로 변했다며 이같이 표현했다. 매체는 한국 증시가 6주 만에 40% 폭락하는 등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며 개인 투자자들의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WSJ은 24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미친 주식시장이 공포의 놀이기구가 됐다'는 제목 기사를 통해 "오징어게임과 K팝을 내놓은 한국이 이제 주요국 증시에서 몇 년간 볼 수 없던 변동성을 보여주는 시장이 됐다"며 한국 주식시장의 극심한 널뛰기 장세를 집중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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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76% 상승하며 세계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6~7월 6주 동안 40%가량 급락했다며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은 약 2조 5000억 달러(약 3460조원)나 증발했다고 전했다. 이후 코스피는 저점에서 20%가량 반등했지만, WSJ는 여전히 롤러코스터 같은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WSJ에 "(한국 증시는)변동성이 너무 심하다"며 "건전한 투자가 아니라 도박판이고 카지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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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주가 급락으로 큰 손실을 본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WSJ는 손실이 개인투자자에게 집중됐다며 이들을 '개미(ants)'로 소개하며 "개별로는 약하지만 뭉치면 힘을 내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30세 영어강사 윤재이씨는 주식 투자로 1만9000달러를 잃었다. 이후 택시를 덜 타고 여행을 줄이는 등 생활비를 아끼고 있다. 식사를 거르는 것은 다이어트가 된다고 스스로 위안한다고 했다.
44세 음향 엔지니어 윤경민씨는 직장을 그만둔 뒤 퇴직금의 절반을 반도체주에 투자했다가 일주일 만에 7200달러를 잃었다. 그는 "아내가 알면 정말 큰일 날 것"이라며 아내에게 정확한 손실 규모를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에는 시장이 영원히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WSJ는 지난 5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된 이후 코스피의 변동성이 한층 커졌다고 짚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2배 레버리지 ETF의 경우 기초자산이 하루 5% 오르면 10% 상승하고, 5% 하락하면 10% 떨어진다. 미국 등 주요 시장처럼 한국 증시에 더 많은 자본을 유치하고자 도입됐지만, AI 수요 지속성 우려와 중국 추격으로 반도체주 상승세가 꺾이자 레버리지 상품이 투자자들의 손실을 키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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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개인 투자자들은 이제 고위험·고수익 펀드를 허용하도록 규제를 완화한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며 정부는 개인 투자 한도, 교육 과정 의무화 등 관련 규제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다만 WSJ은 일부 투자자들은 이른바 '롤러코스피'로 불리는 한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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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산운용사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조너선 파인스 아시아 담당 책임자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장기 투자하고 있다며 높은 실적이 향후 2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투자자들도 결국 초기 투자금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금융위원회는 최근 국내 증시는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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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25일 '국내증시 상황에 대한 설명' 자료를 내고 "한국 증시는 오랜 기간 이어져온 박스권을 벗어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올해 국내 증시의 상승률과 최근 변동성 지표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의 이날까지 상승률은 60.0%로 미국 S&P·나스닥(11.8%), 일본 니케이225(30.8%), 영국 FTSE100(9.3%), 대만(56.0%) 등을 웃돌았다.
금융위는 6월 중순 이후 글로벌 반도체 주가 불안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지만 최근에는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해 하반기 평균 26.3에서 올해 6월 85.4까지 치솟았고 7월 84.6을 거쳐 지난 21일에는 58.0까지 낮아졌다.
금융위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도 보완조치 이후 거래량이 대폭 축소되는 등 시장과열이 진정되는 모습으로 정부는 증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면서 필요시 적기에 변동성 완화조치를 시행하고 위기에 강한 자본시장 구축을 위해 근본적인 시장 체질개선 노력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