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장 미 증시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다시 상승하고 있는 유가와 장기채 금리 급등이 증시에 부담이 됐고, 이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5% 급락했습니다. 우선 유가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는 개방되어 있고 기뢰가 제가됐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측은 봉쇄 유지를 선언하며 유가 상승세를 자극했습니다. WTI는 배럴당 84달러 브렌트유를 배럴당 91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이에 대해 모건스탠리는 이번 사태를 단순 타결 여부가 아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 제재 완화 순서, 핵 문제라는 세 가지 난제가 얽힌 장기간 유지될 난항으로 진단했습니다. 꺼지지 않는 유가 급등 불씨와 함께 미 국채금리는 연일 부담스러운 수준입니다. 특히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장중 5.33%를 넘어서며 시장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30년 만에 최고치인 2.93%까지 치솟고 유럽 주요국 금리도 급등하면서 글로벌 채권 시장 전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모습입니다. 이를 두고 BFG 웰스 파트너스는 “AI 투자 강세로 증시가 글로벌 국채 금리 상승을 견뎌왔지만, 이러한 금리 오름세가 지속된다면 조만간 시장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장기채 금리의 가장 큰 원인은 40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막대한 재정 적자입니다. 여기에 더해 채권 시장을 더욱 압박하는 핵심 요인은 AI 인프라 확충에 나선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회사채 물량입니다. 노무라 증권에 따르면, 빅테크가 올해 찍어낸 회사채만 2천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는 미 재무부가 민간에 발행한 중장기 국채의 무려 25%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지난해 이 비율이 5%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5배나 급증한 겁니다. 이렇게 빅테크 기업들이 우량 회사채를 시장에 쏟아내면서 역크라우딩아웃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알파벳이 발행한 30년물 회사채는 6.4% 수준에서 발행되어 같은 만기의 미 국채보다 1.15%포인트나 높은 수익률을 제공했는데요. 다시 말해, 빅테크의 우량 회사채가 높은 금리를 무기로 국채를 시장 밖으로 밀어내고 있는 겁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러한 회사채 공급 폭증이 올해 10년물 국채금리의 약 0.3%p 끌어올린 원인으로 분석했습니다. AI 투자와 정부의 재정 적자가 맞물린 채권 시장의 자금 쟁탈전이 장기 금리의 하락을 막아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불어 전쟁이 자극한 인플레이션 우려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경계감이 장기채 금리 상승을 지속적으로 부추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채권 시장에서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바로 앞서 언급한 베어 스티프닝입니다. 이는 과거 역사적으로도 보기 드문 현상으로 1962년 이후 뚜렷하게 나타난 시기는 단 네 차례뿐이며, 이 중 세 차례나 이후 증시의 역사적 고점이 나타났습니다. 다만 과거의 세 차례 사례만 가지고 지금 증시의 경고등이 켜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채권자경단을 경고한 야데니리서치도 미국 경제 체력에 대한 믿음과 함께 채권 시장이 패닉에 빠질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장기채 금리의 오름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금리를 얼마나 더 자극할지 시장의 경계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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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영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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