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재벌가 회장들의 고급 주택 한강 조망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벌어졌다. A회장이 짓고 있는 주택으로 한강 조망이 가려진다며 B회장이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B회장은 지난 5월 14일 서울서부지법에 A회장이 한남동에 신축 중인 단독주택의 공사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A회장의 주택이 주변 다른 주택보다 높게 지어지면서 자신의 한강 조망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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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회장은 현재 B회장이 거주하는 주택과 붙어 있는 나대지 바로 앞 부지에 연면적 2천14.19㎡(약 609평),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의 단독주택을 짓고 있다. 공사는 작년 4월 4일 시작됐으며 오는 12월 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현장에는 신축 중인 주택의 철골 콘크리트 구조가 주변 주택보다 한두층 정도 높게 올라와 있다. 이 때문에 B회장 주택 옆에서 한강 방향을 바라볼 경우 한남대교와 한강이 가려져 보이지 않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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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도 A회장의 주택으로 인해 B회장 측의 한강 조망권이 일부 제한되는 사정은 인정했다.
다만 A회장 주택이 B회장 주택의 정면이 아닌 대각선에 위치한 만큼 조망이 완전히 차단되지는 않고, 신축 주택의 골조 공사가 이미 완료돼 공사 중지의 실익이 없다며 지난달 27일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B회장은 가처분 신청에서 A회장 건물의 건축 관련법 위반 가능성과 건축허가 과정의 하자 등의 문제점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이에 대해선 본안소송에서 확정돼야 한다며 별도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B회장 측은 지난 6월 서울행정법원에 용산구청장을 상대로 A회장 집에 대한 건축허가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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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회장이 짓는 주택은 경사지에 위치해 있고, 집의 앞뒤로 도로가 있는데, '대지에 접한 도로가 둘 이상일 경우 가장 넓은 도로를 기준으로 건축물 높이를 산정해야 한다'는 건축법을 위반한 채, 높은 지대에 있는 좁은 도로를 기준으로 건축 허가를 받아 건물 높이를 위법하게 올렸다는 게 B회장 측의 입장이다.
또 A회장 측이 건물 지표면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토지의 형질을 변경하는 '성토'를 한 데 대해 행정당국의 개발행위허가 심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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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B회장은 A회장의 주택 바로 뒤편에 있는 나대지에 자신의 주택을 새로 지을 예정인데, 주변 주택보다 높게 지어진 A회장의 집으로 인해 향후 지어질 본인 주택의 조망권이 직접적으로 침해될 수 있다는 점도 항변한다.
B회장 측은 A회장의 집 부지에는 2022년 11월 용산구로부터 약 27억원에 사들인 도로가 포함돼있다는 점도 문제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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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용산구는 해당 도로 부지 일부의 용도를 '대지'로 변경한 뒤 인접 토지 소유자인 A회장 측에 팔았다. A회장 측 구조물이 점용하고 있고 통행량이 많지 않은 막다른 골목인 점 등을 고려해 행정재산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이같이 조치했다는 게 용산구청의 설명이다.
그러나 B회장 측은 용산구가 A회장 측에 도로부지를 넘긴 점에 하자가 있는 지 사법부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B회장 측은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가처분 신청부터 다시 판단해 달라며 법원에 항고장을 냈다.
B회장은 2009년에도 자신의 주택 정면에 신축되던 C회장의 주택이 한강 조망권을 침해한다며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적 분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서울서부지법은 C회장 주택이 들어설 경우 B회장 주택에서 바라보는 한강 방향의 조망이 차단될 것으로 판단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후 C회장 측이 신축 주택의 높이를 낮추기로 하면서 갈등은 마무리됐다.
이보다 앞서 2005년에도 재벌가 회장들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주택의 조망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여 관심을 끈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