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만 주주들의 표정은 어둡습니다. 주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주주환원마저 인색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데요. 증권부 전효성 기자와 나와있습니다. 전 기자, 먼저 주주들이 가장 크게 분노하는 지점이 배당 문제라고요?
<기자>
SK하이닉스 2분기 분기배당금이 주당 375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시가배당률로 따지면 0.02% 수준입니다. 직원들에게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터라, 온라인 상에서는 '회사 주인보다 직원이 돈을 더 많이 벌어간다'는 성토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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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치맥회동을 했을 당시 시민들에게 'HBM 칩'이라는 과자를 나눠준 적이 있습니다. 편의점 판매 가격은 2000원이었죠. 온라인에서는 배당금보다 과자 한봉지가 더 비싸다는 씁쓸한 조소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이 아쉽다보니 미국 시장에서의 ADR 상장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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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SK하이닉스는 주가가 80만원이던 올해 초 전체 주식의 2.1%에 해당하는 자사주 1530만주를 소각했습니다. 이후 호실적과 맞물려 올 상반기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요. 회사는 주가가 정점을 찍었을 7월 ADR 상장을 단행했습니다. 1779만주가 새로 발행됐죠.
투자자들은 자사주 소각이 '주가를 띄운 뒤 더 비싼 값에 ADR을 발행하기 위한 것 아니었냐'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80만원일 때 소각한 금액(12.2조원)보다, 주가가 220만원 수준일 때 ADR로 조달한 금액(39.8조원)이 3배 가량 많습니다. 충분한 자금도 조달됐고, 현금 흐름도 양호한데 왜 배당에는 인색하냐는 게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 지점입니다.

<앵커>
여기에 자회사인 솔리다임 상장설까지 겹치면서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죠?
<기자>
최근 반도체 고점론 등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에서 낸드 자회사인 솔리다임의 해외 상장 소식까지 보도됐습니다. 회사 측은 '결정된 바 없다'며 1개월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상장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선을 긋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쪼개기 상장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주주환원 정책이나 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경쟁사와 비교가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컨퍼런스콜에서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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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책을 연말까지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투자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자 '3분기까지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앞당겼죠.
이는 '중장기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의 100%를 주주환원에 쓰겠다'고 밝힌 마이크론, '최대한 빨리 주주환원책을 내놓겠다'고 한 삼성전자와 대조적입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다면 주주환원으로 속도감 있게 주가를 방어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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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분기 컨퍼런스콜이 아쉬웠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갈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장기계약(LTA)' 비중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LTA 비중이 전체 매출의 70% 정도를 차지할 것' 'HBM4E는 업계 최초로 샘플을 공급했다'며 구체적인 수치와 경쟁력을 내세웠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LTA 계약 비중이나 점유율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는 답변으로 일관해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앵커>
결국 속도감 있고 실질적인 주주환원책이 시급해 보이는데, 3분기 말까지 공개될 추가 주주환원책 규모는 어느정도나 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SK하이닉스는 최근 상반기말 기준 순현금 69조원을 달성했습니다. ADR 발행으로 확보한 40조원을 더하면 중장기 재무목표인 '순현금 100조원'을 조기 달성했죠.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초호황 지속에 따라 2025~2027년까지 3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이 43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2025년 26조 / 2026년 160조 / 2027년 250조). SK하이닉스는 2025~2027년 주주환원 정책에서 '3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최대 50%까지 주주환원에 쓰겠다'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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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50%를 다 쓰지는 않을 것 같고요. 보수적으로 3년 잉여현금흐름(436조원)의 20%만 주주환원에 활용하면 재원 규모는 87조원에 달합니다. 작년에 자사주 소각을 포함해 집행된 주주환원액이 14조원이니까 남은 재원은 최소 73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전체 주식 수(7.3억주)로 나눠보면 주당 10만원 안팎이 됩니다. 이건 2년 총액이니까 1년 주주환원액은 주당 5만원(시가배당률 3.5%)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주주환원은 현금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형태로 대체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사상 최대 수준의 현금흐름으로 자금 여력은 충분한 만큼 실제 발표될 주주환원 규모와 방식이 중요하겠네요. 마지막으로 증권가 시각도 짚어보죠.
<기자>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메모리주들의 가파른 조정이 끝났으며 매력적인 진입 기회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260만원으로 제시했는데요. 현재 주가가 142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 겁니다.
다만 해당 보고서에서 부정적으로 읽힐 요인도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4분기부터 가격 상승세 둔화' '재고 반전 상승'을 언급했습니다. 중국 기업 성장에 따른 '중국향 수요 위축'에 대한 언급도 있었고요. 실제 내년 주당 순이익(EPS) 전망치를 기존보다 2% 깎았습니다.
그럼에도 목표주가가 유지된건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 지분을 매각해서 올해 EPS가 13% 상향된데 따른 영향입니다. 결국 반도체 공급 과잉과 중국의 도전이라는 위기는 다가오고 있는데 일회성 수익으로 목표주가는 방어된 셈이죠. 모건스탠리의 이번 보고서는 '작은 주름(A Small Wrinkle)'이었는데, 말 그대로 주름일지 구조적 결함의 시작일지는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