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아티스트의 공식 앨범이 아닌 AI 창작 프로젝트지만, 공개 9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800만회를 넘어서며 국내외 음악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해당 그룹의 데뷔일에 맞춰 공개됐다. 앨범에는 ‘SPF’, ‘Pool’, ‘Dizzy’, ‘Splash’, ‘Bench’ 등 5곡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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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VI는 그룹이 활동을 이어갔다면 2025년 발표했을 법한 데모곡이라는 가상의 설정을 바탕으로 앨범을 제작했다.
곡 제작부터 뮤직비디오까지 AI 프로듀서의 디렉션 아래 완성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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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VI는 특정 프로듀서와 아티스트에 대한 존중을 전제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KIVI가 공개한 AI 프로듀서와의 인터뷰를 재구성한 내용이다.
Q. 이번 앨범은 무엇에 대한 앨범인가.
A.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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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전체가 아니라 여름의 하루입니다.
아침에 팔에 무언가를 얇게 바르는 순간부터 해가 진 뒤 아무도 먼저 일어나지 않는 순간까지, 그 사이에 다섯 곡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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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이야기가 커집니다. 커지면 이 팀의 음악이 아니게 됩니다.
그래서 하루만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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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왜 다섯 곡뿐인가.
A. 하루가 짧으니까요.
하루치보다 많이 담으면 하루가 아니게 됩니다.
이 팀은 늘 더하는 편이라기보다 빼는 편에 가까웠습니다. 비워둔 자리에 듣는 사람이 자신의 여름을 넣습니다.
그 자리를 우리가 채우면 그냥 잘 만든 다른 음악이 됩니다.
Q. 첫 곡이 ‘SPF’인 이유는 무엇인가.
A. 빛으로 나가기 직전의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SPF는 막 하나입니다. 아주 얇고, 바르면 곧 보이지 않게 되는 막이죠.
그걸 바르는 동안에는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여름은 물에 들어가는 순간 시작되는 게 아니라, 나갈 준비를 하는 그 1분에 이미 시작됩니다. 그래서 첫 곡입니다.
이 앨범에서 가장 조용한 곡이기도 합니다. 문을 열기 전에는 아직 아무 소리도 나지 않으니까요.
Q. 타이틀곡 ‘Pool’을 먼저 공개한 이유는 무엇인가.
A. ‘Pool’은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끝을 이미 알고 있는 오후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 지나갈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의 밝은 노래입니다.
슬픈 노래는 아닙니다. 그 구분이 중요합니다.
이 앨범의 온도는 거기서 정해졌습니다.
Q. ‘Dizzy’와 ‘Splash’는 어떤 순간을 담았나.
A. ‘Dizzy’는 너무 웃고, 볕을 너무 쬐어서 잠깐 핑 도는 순간입니다.
그 어지러움은 나쁜 게 아닙니다. 좋아서 그런 겁니다.
‘Splash’는 물이 튀어오른 순간이 아니라 튀고 난 뒤 다시 조용해지는 그 반 초를 담았습니다.
소리를 만들 때 늘 그 반 초를 남겨두려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대개 소리 자체가 아니라 그다음에 찾아오는 정적이니까요.
Q. 마지막 곡을 ‘Bench’로 배치한 이유는 무엇인가.
A. 벤치는 하나뿐이라 다섯이 끼어 앉습니다.
그게 다입니다.
여기서 더 설명하면 오히려 약해집니다.
앉아 있는 그림 하나면 됩니다. 나머지는 보는 사람이 알아서 합니다.
Q. 앨범 제목에 ‘demo’와 ‘.zip’을 붙인 이유는 무엇인가.
A. 완성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zip’은 누군가에게 보내기 직전의 폴더입니다. 마스터가 아니라 보내기 직전의 상태죠.
이 앨범은 그 상태로 두는 것이 정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끝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끝난 척하지 않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Q. AI로 기존 아티스트를 연상시키는 음악을 만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을 것 같다.
A. 그래서 먼저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건 공식이 아닙니다. AI로 만들었습니다.
그 두 가지를 먼저 말하고 시작하는 것이 맞습니다.
숨기고 들키면 사칭이 되고, 먼저 말하면 작품이 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특정 인물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하거나 불쾌감을 주려는 의도로 기획된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은 프로듀서에 대한 리스펙트를 전제로 했습니다.
예기치 않게 실제 활동 시기와 겹치게 돼 불편함을 느끼신 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앨범을 듣게 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이건 공식 앨범이 아닙니다. AI로 만들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그다음에도 무언가 남는다면, 그건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원래 가지고 있던 여름일 겁니다.
우리는 하루치를 빌려드렸을 뿐입니다.
KIVI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수익을 해당 그룹이 과거 기부한 단체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I 기술이 음악과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가운데 ‘NJ25_demo.zip’은 단순한 AI 음악 제작을 넘어 창작자와 AI가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