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채널 가동...하이테크 상장 '속전속결' [레드 자본주의 대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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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중국 정부가 반도체부터 로봇, 자동차, 배터리 등 핵심 전략산업을 국가 주도의 치밀한 계획에 따라 속전속결로 주식시장에 상장시켜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굴기의 실탄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대표 반도체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움찔하게 만들었던 중국 창신메모리의 상하이거래소 상장은 '레드 자본주의 대공습'의 대표적인 한 단면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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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 자본주의의 대공습의 모습을 증권부 강미선 기자와 살펴 보겠습니다.

    <기자>
    네, 최근 시장을 공포에 떨게 했던 중국의 창신메모리 그리고 이러한 IPO 랠리의 뿌리를 따라가 보면요. 반도체나 로봇 같은 전략산업 얘기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중국의 자금 조달 방식 자체가 바뀐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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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중국 기업과 가계는 돈이 필요하면 은행에서 빌렸는데 2021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으로 꺾이면서 이 돈줄 자체가 말라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가 택한 게 대출 대신 주식시장입니다.

    국가 주도로 증시를 키워서 반도체·로봇처럼 육성하고 싶은 전략산업으로 돈이 흐르게 만들고 있는 겁니다.


    겉으로는 우리와 같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처럼 보이지만요. 속을 들여다보면 국가가 설계도를 그려놓고 그 위에 기업들을 올려놓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부동산이 왜 기업 대출까지 끌어내리는 건지 은행대출과 기업 IPO의 연결고리를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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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은행이 안 빌려주는 게 아니라 기업들이 장기로 빌려서 투자할 이유 자체가 사라진 상태인데요. 이게 네 갈래로 퍼집니다.

    먼저 건설 경기가 죽고 집값이 떨어지면서 소비와 매출 전망이 나빠지니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미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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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담보 문제가 겹칩니다. 중국 기업들은 토지·공장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부동산값이 떨어지면 담보가치도 낮아져 대출 한도가 줄어듭니다.

    마지막으로 지방정부도 토지 매각 수입이 줄면서 신규 투자 대신 부채 관리에 매달리게 되고, 여기에 연결된 기업들의 투자·대출 수요도 함께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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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반도체나 로봇처럼 국가가 밀어주는 신산업은 사정이 다릅니다. 이쪽은 오히려 투자를 더 늘려야 하는데 은행 문은 이미 막혔으니 남은 창구가 주식시장뿐이고 정부가 이를 풀어주고 있는 건데요.

    중국 은행권 중장기대출 증가율을 보시면요. 2020년 초 15%대에서 올해 6월 4%대까지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본토 IPO·증자 모집액 증가율은 2024년 말 -75%까지 곤두박질쳤다가 올해는 100%를 넘어서며 정반대로 튀어 올랐습니다. 대출길이 막힌 자리를 증시로 메우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래프로 보니 정확히 엇갈리네요. 이게 정말 국가가 의도한 방향 전환인가요?

    <기자>

    네, 한국의 박정희 정부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비슷한 개념이 중국에도 있는데요. 지난해 10월 4중전회에서 15차 5개년 규획 건의로 처음 문서화됐습니다.

    이 건의문 원문을 확인해보면 '금융강국 건설을 가속화한다'는 문구가 나옵니다.

    중국 신화통신은 '금융강국'이라는 단어가 5개년 계획 문서에 사상 처음 등장했고, 문서 전체에서 '금융'만 17번 반복됐다고 짚었습니다. '주식·채권 등 직접금융을 적극 발전시킨다'는 문구도 있고요. 작년 하반기 공개된 이 정책이 지금의 중국 IPO 러시를 가속화할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문서에 '부동산·지방정부 채무 리스크를 질서있게 해소하고 시스템 리스크를 엄격히 방지한다'는 문구도 나란히 있는데요. 밀어주되 감독의 고삐는 놓지 않겠다는 겁니다.

    <앵커>
    그래서 실제로 시장에서는 어떤 식으로 나타나고 있습니까? 한국과 비교해서 짚어주시죠.

    <기자>

    먼저 제도입니다. 작년 5개년 금융강국 정책에 힘입어 상장 일정의 단축시켜주는 패스트트랙인 그린채널이 올해부터 본격 가동하며 반도체·AI 기업까지 상장 문이 더 열렸고요.

    또 올해 상하이 과창판에서 '1+6 개혁'이 도입되면서 아직 적자인 AI, 항공우주, 바이오, 반도체 기업의 상장까지 더 넓혀줬습니다.

    지난달 증감회 발표 직후 이틀 만에 28개 기업이 상장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은 무게중심 이동입니다. 지난해 홍콩에서 119개 기업이 상장하며 세계 IPO 1위를 기록했는데요. 세계 1위 중국 배터리 기업 CATL도 작년 홍콩에서 이중상장했습니다.

    올해는 정책 가속화로 홍콩에서 중국 본토 IPO가 넘어오는 모습입니다. 올해 창신메모리와 유니트리 등 모두 정책 파이프라인의 결과물인 셈입니다.

    우리도 기술성과 성장성이 인정되는 기업에 한해 상장 요건을 일부 완화해주고 있지만요.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 중 상당수는 국내 특례보다 나스닥 등 미국 상장을 택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국의 이런 국가 주도 움직임과는 거리가 다소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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