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내 증시는 유례없는 폭락세를 기록했습니다. 대형 반도체주를 시작으로 전 업종에 걸쳐 거센 매도 물량이 쏟아졌는데요. 증권부 전효성 기자와 함께 이번 급락의 원인과 수급 상황, 향후 전망까지 짚어보겠습니다. 전 기자, 오늘 장 마감 상황과 주체별 수급 결과부터 정리해 주시죠.
<기자>
오늘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매도세가 몰리며 지수가 무섭게 흔들렸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1조9000억원 넘게 물량을 쏟아냈고 외국인도 1조2000억원가량 순매도했습니다. 삼성전자는 5.23% 급락한 20만8500원, SK하이닉스는 9.61% 하락한 140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6천선이 깨지며 5663에 마감했고, 코스닥 지수도 700선이 무너졌습니다(662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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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중 한때 양 시장 모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만큼 낙폭이 극심했는데요. 증시 역사상 2일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다만 오후2시 이후 매수세가 일부 유입되면서 하락 폭을 약간 줄인 채 마감했습니다. 연기금이 어제 유가증권시장에서 11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한데 이어, 오늘도 3381억원을 순매수하며 구원투수로 나섰습니다.
<앵커>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라니 충격이 참 큽니다. 오늘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 반등을 끌어내지 못했는데요. 그 원인은 어디에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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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SK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7%나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76%에 달했습니다. 다만 증권가 기대치였던 64조7000억원에는 소폭 미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마이크론이 보여줬던 3~5년 단위 계약(SCA) 같은 새로운 계약 관행도 제시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진짜 의구심은 '지금 당장 실적이 좋은가'가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공개되는 가운데 잉여현금흐름(FCF)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빅테크의 신용 위험도를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 즉 CDS 프리미엄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습니다. CDS 프리미엄이 올랐다는 것은 시장이 해당 기업의 부도 위험을 높게 평가한다는 뜻인데요. 오라클의 CDS 프리미엄은 144bp에서 215bp까지 급등했고, 엔비디아와 알파벳도 각각 79bp, 67bp로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결국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국내 반도체주 역시 재무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중국 창신메모리(CXMT) 상장과 반도체 장비 자립 시도 역시 국내 증시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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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격하는 중국 창신메모리가 상장하면서 시가총액 기준 중국 내 최대 기업으로 등극했습니다. 여기에 중국 국영기업 '아이성나'가 침지형 DUV 노광장비를 양산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세계 노광기 시장을 독점하는 ASML에 도전장을 던진 셈입니다. 중국이 자국 장비로 메모리 시장 점유율을 집어삼킬 것이라는 공포가 글로벌 반도체주 전반을 눌렀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장비 자립이 당장 위협적인가에 대해서는 시각이 다릅니다. 중국 정부가 국가대기금 3기 3440억위안(약 63조원)을 투입하고 국산 장비 구매를 의무화하는 등 국가 총력전을 벌이고 있어 위기감의 실체는 분명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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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술력과 양산 능력 차이는 아직 현격합니다. 아이성나의 올해 DUV 장비 생산 목표는 5대에 불과하지만 ASML은 지난해에만 131대를 출하했습니다. 정밀한 회로 정렬 기술인 오버레이 정확도가 떨어지고 핵심 부품의 15% 정도는 여전히 일본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ASML을 제대로 추격하려면 최소 3~4년, 길게는 2030년이후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중국의 추격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이군요. 결국 지금의 반도체주 급락에 대해서 증권가에선 어떻게 대응할 것을 조언하고 있습니까?
<기자>
KB증권이 오늘 보고서를 하나 발표했는데요, 지난 200년간 글로벌 기술 혁명의 역사를 보면 산업 버블은 국가 GDP 대비 투자비 비중이 5~7%에 도달할 때 터졌다는 겁니다. 하지만 2026년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액(약 8000억달러)은 미국 GDP의 2.5% 수준에 불과해 아직 버블을 논하기엔 이른 단계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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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증권가의 시각은 다소 엇갈립니다. BNK투자증권은 빅테크의 차입 부담과 낸드 현물가 하락을 이유로 수요 피크아웃을 경계하며 목표주가를 148만원으로 하향하고 투자의견 '보유'를 제시했습니다. 반면 KB증권과 DS투자증권은 빅테크의 투자 의지가 확고하고 공급 과잉 시그널이 없다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오늘 SK하이닉스 컨퍼런스콜에서도 수급 타이트 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결국 현재의 급락은 펀더멘털보다 심리적 공포가 과도하게 반영된 구간인 만큼, 초격차 기술력을 갖춘 국내 반도체 대장주에 대해서는 차분하게 저가, 분할 매수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