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28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폭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과점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다 중국의 반도체 자립 소식과 미국의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우려까지 겹치면서다. 매도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가 일제히 터졌고 코스피 기준 하락폭 역대 2위, 하락률 역대 4위 공포의 '검은 화요일'을 맞이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반도체주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겠지만 중장기 구도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하며 '패닉 셀'을 경계하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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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84% 내린 6,023.6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26% 내린 6,400.27에 출발한 뒤 낙폭을 빠르게 키웠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59.01포인트(7.72%) 하락한 705.8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 폭락 주요 원인은 '중국발 반도체 쇼크'다. 중국 세계 4위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상하이 증시 과창판 상장 첫날 465.82% 폭등하며 대장주로 올라섰고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공격적인 증설 계획을 내놓았다. CXMT가 상하이 증시에 상장해 확보한 투자금으로 생산량을 크게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국내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창신메모리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미국의 마이크론에 이어 D램 분야 세계 4위의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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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중국이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양산에 성공했다는 소식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국영기업이 액침 DUV 노광장비 생산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DUV는 빛을 이용해 웨이퍼 위에 매우 작은 회로를 새기는 노광장비로 더 작은 회로를 만들고 공정 수도 줄어드는 극자외선(EUV) 장비보다는 기술 수준은 낮지만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설비다. 노광장비가 중국 반도체 산업의 최대 병목으로 지목돼 온 만큼, 중국이 해당 기술을 통해 증설 능력을 향상시킨다면 글로벌 메모리 과점 체제 균열과 중장이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재부상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막대한 유동성이 기술·AI 테마에 과도하게 쏠린 게 아니냐는 경계심이 재차 나오면서 국내 증시를 짓눌렀다. 무리한 AI 투자를 자제해 재무 여건을 개선한 미국 애플이 4조 9,480억 달러(약 7,260조원)로 엔비디아(4조7,560억 달러)를 제치고 15개월 만에 시가총액 1위 탈환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섣부른 비관론에는 선을 긋고 있다. 실제 경쟁력 변화보다는 심리적 충격과 수급 불안이 겹친 결과로, 지금이야말로 반도체주를 담을 때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중국 정부의 AI 굴기로 내부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상회해 과잉 물량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올 가능성은 낮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빅테크 중심의 장기공급계약(LTA)을 확보하고 있어 CXMT와 주력 고객층이 충돌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직 창신메모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후강퉁 종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DUV의) 제조업체명, 성능이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고 초기 물량이 5대, 2027년에는 20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올해 130대를 목표로 제시한 ASML의 생산능력이 여전히 우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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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국내외 대형 기술기업의 실적 발표가 잇따르고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30일) 등 대형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투자심리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인공지능(AI) 고점론과 전 세계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나오는 한편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 업황에 대한 방향성이 제시됨으로써 코스피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복되는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 발동 자체가 투자자들의 학습된 공포로 작용하며 변동성을 재생산하는 악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이 현재 시장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현상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이번 주부터 예정된 SK하이닉스 및 미국 '매그니피센트7'(M7) 실적이 시장의 우려를 완화해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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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 포인트는 실적 '숫자' 뿐만 아니라 가이던스와 컨퍼런스콜이라는 의견도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시즌은 빅테크를 시작으로 메모리, 반도체 장비, 전력반도체까지 AI 공급망 전반의 투자 사이클을 점검하는 과정"이라며 "실적 발표 이후에는 업종별 차별화와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실적뿐 아니라 가이던스와 컨퍼런스콜 내용까지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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