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경산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 사건으로 숨진 50대 입주민 A씨는 대학생 외동딸을 둔 엄마이자 이웃들의 사랑을 받던 주민이었다. 활달한 성격으로 이웃들과 살갑게 지내며 아파트 주민들에게 사랑받았던 피해자는 한순간의 방화 사건으로 가족의 품을 떠났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이 아파트에 이사 오고 6년여 만에 이웃들이 모두 좋아하는 "○○ 언니", "○○ 동생"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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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일 A씨는 아파트 CCTV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관리사무소를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남편 B씨는 "아침 식사를 같이하려고 했는데 관리사무소에 간 아내가 30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며 "내가 가봐야겠다 싶어서 관리사무소 2∼3m 앞에까지 갔을 때 '펑'하는 큰 소리랑 화염이 치솟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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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제일 먼저 남자(방화 피의자)가 건물 밖으로 튀어나왔고 화장실에서 몇 명은 몸에 붙은 불을 끄고 있었다"며 "우리 아내는 불구덩이 속에서 누운 채로 살려달라 해 밖으로 끄집어냈는데 못 살렸다"고 토로했다.
전신 화상을 입은 A씨는 서울의 화상 전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24일 오전 11시 10분 끝내 숨졌다.
B씨는 "숨을 멎은 아내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었는데 차마 그걸 닦아주지 못했다"며 "그게 아내의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힘겹게 말했다.
그는 "결혼 생활 내내 나하고도 부부싸움 한 적이 없다. 내 말이라면 죽는시늉까지 할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며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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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사건 당일인 지난 23일 오전 8시께 집을 나섰다. 쓰레기를 버리고 관리사무소에 들렀다가 돌아온 B씨로부터 "CCTV 연결 코드(잭)가 훼손돼서 관리사무소에서 경찰에 신고하느니 마느니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였다.
때마침 A씨도 전날 저녁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 뒤 아파트를 비추는 CCTV 모니터 화면 가운데 1곳(관리사무소 내부)을 제외하고 모두 꺼진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기던 참이었다. 그렇게 집을 나선 A씨는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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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B씨는 "한 사람 때문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변을 당했다"며 "이런 상황들이 도무지 이해되질 않는다"고 격한 감정을 토해냈다.
경찰은 이번 방화 사건 피의자로 입주민 류모(71)씨를 입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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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씨는 수년 전부터 아파트 관리비 집행 문제 등을 놓고 입주자대표회의와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지난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산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불을 질러 A씨를 숨지게 하고 자신을 포함한 7명을 다치게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를 받고 있다.
경찰은 류씨의 치료 경과를 지켜본 뒤 체포영장을 집행해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