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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아버린 녹십자 주가…바이오 개미 '피눈물'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작년 4월 이후 최저치...PBR 1.1배 수준 2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 목표가 줄하향 알리글로는 선방, 백신 매출 지연이 발목 고금리에 바이오업계 부진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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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아버린 녹십자 주가…바이오 개미 '피눈물' [B급기자의 B급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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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 GEMINI로 제작된 사진입니다
    녹십자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분기 실적마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가의 눈높이도 낮아지는 분위기입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실적 회복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취약한 구조가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큰 상황입니다.

    ● "고수익 품목의 판매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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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녹십자의 주가는 11만 87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해 22.27% 하락했고, 최근 석달 동안 16.58% 내리면서 2025년 4월 기록한 저점(11만 3500원)까지 추락했습니다. 2021년 최고점(53만 8000원)과 비교하면 75% 이상 하락했습니다. 현재 주가순자산배율(PBR)은 1.1배 수준으로 바이오 업종 중에서도 낮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습니다.

    이날 흥국증권은 녹십자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을 4130억원(전년 동기 대비 -17.4%), 영업이익을 74억원(-72.8%)으로 예상했습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인 영업이익률(OPM)은 1.8%로 추락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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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가장 큰 이유는 회계상 매출이 인식되는 시점이 뒤로 밀리는 '매출 이연' 현상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1분기에 남반구 국가들로 수출하는 독감 백신이 먼저 출하되면서 2분기에 팔 물량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올해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 균주를 늦게 발표하면서 국내 백신 생산 일정도 함께 늦어졌습니다.

    여기에 이익률이 높은 희귀질환 치료제 '헌터라제'와 수두 백신 '베리셀라'의 매출도 하반기에 잡히게 됐습니다. 녹십자웰빙을 3월 말에 매각하면서 지난해 2분기에 40억원의 영업이익을 보태주던 자회사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에서 빠지는 편출 효과도 부정적인 실적에 영향을 줬습니다.


    다만, 흥국증권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선천성 면역결핍증 치료제 '알리글로'의 성과에 대해서는 호평했습니다. 2분기에만 3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알리글로가 거둘 예상 매출은 2500억원 수준으로 녹십자 전체 매출의 12%에 불과하지만, 전체 영업이익의 63%를 책임질 정도로 알짜 수익원이라는 분석입니다.

    흥국증권은 2분기 실적 저조를 반영해 녹십자 목표주가를 19만원에서 16만5000원으로 낮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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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업이익 89% 폭락 전망"…백신 일정 하나에 흔들려

    IBK투자증권은 녹십자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29억원(전년 동기 대비 -89.4%)으로 제시했습니다.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냉정한 전망치입니다. 이익률은 0.7%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핵심 요인은 독감 백신의 품질 검증 기준물질인 '표준품' 확보 지연입니다. 올해 WHO가 유행 균주를 전면 교체하면서 표준품 도입이 늦어졌고, 이로 인해 2분기에 반영돼야 할 독감 백신 원액 매출이 3분기로 넘어가 버렸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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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기관의 균주 교체 같은 변수 하나에 회사의 영업이익이 10분의 1 토막 수준으로 급변하는 취약성을 드러낸 셈입니다. 여기에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과 수두 백신 임상으로 연구개발비가 증가한 점도 수익성 악화를 부추겼습니다.

    IBK투자증권은 2분기 실적은 부진하지만 연간 녹십자의 매출액은 2조35억원(+0.6%), 영업이익 753억원(+9.0%)을 예상했습니다. 자회사 ABO홀딩스와 지씨셀의 적자 축소와 함께 알리글로·헌터라제 수출로 연간 실적을 방어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IBK투자증권은 기업가치가 영업현금창출력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EV/EBITDA를 15배로 적용해 목표주가를 22만원에서 19만원으로 낮췄습니다.
    인공지능 GEMINI로 제작된 사진입니다
    ● 바이오 업계 주가 하락도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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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셋증권도 녹십자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하반기 실적 반등은 남아있다는 설명입니다.

    늦춰진 독감 백신 관련 매출 200억~250억원은 3분기에 반영되고, 2분기에 150억원에 그친 헌터라제 매출 역시 4분기에 해외 수주가 집중되며 300억원 이상 거둘 예정이어서 연말 실적을 강력하게 이끌 것으로 봤습니다. 핵심 품목인 알리글로도 2분기 미국 매출이 전분기보다 10% 성장해 상반기에만 5000만달러를 달성하고, 하반기에는 1억달러가 추가되어 연간 목표치인 1억 5000만 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알리글로가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소아 임상 3상을 마쳤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4분기에 임상 시험의 결과를 종합한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를 공식 수령할 예정입니다. 내년 상반기 미국 의약품 당국에 치료 가능 환자의 범위를 넓혀 달라는 '적응증 변경'을 신청해 하반기부터는 소아 환자들에게도 처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목표주가를 설정하는데 있어서 국내 제약·바이오 동종 업계의 전반적인 주가 하락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최근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바이오 업계 전반에 혹한기가 불었기 때문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녹십자의 EV/EBITDA를 기존 18배에서 17배로 낮췄습니다. 이에 목표주가는 22만원에서 18만원으로 하향조정됐습니다.

    ● 유일하게 목표가 유지…"큰거 한방 남았다"

    SK증권은 이번에 녹십자 관련 리포트를 낸 4개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목표주가(20만원)를 깎지 않았습니다. 2분기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는 점은 아쉽지만, 지금의 주가가 회사가 가진 엄청난 가치 상승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SK증권이 목표주가를 유지한 결정적인 이유는 자회사 큐레보 매각이 가진 역사적인 가치 때문입니다. 녹십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역사상 처음으로 자사가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과 관련 자회사를 세계 최대 제약사 중 하나인 '일라이릴리'에 성공적으로 매각했습니다.

    이 계약 덕분에 3분기에만 계약금 성격의 선급금 2억 달러(약 3000억원)가 일시금으로 들어와 올해 지배주주순이익이 2862억원으로 뛰어오를 예정입니다. 일라이릴리가 바통을 이어받아 개발할 대상포진 백신이 2027년 임상 3상에 진입하고 시장에 출시되면 녹십자는 의약품을 대신 만들어주는 위탁생산(CMO) 매출을 거둘 수 있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판매량에 따른 로열티 수익까지 꾸준히 챙길 수 있습니다.

    SK증권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기술력과 수천억원의 현금 유입 성과가 현재 주가에 전혀 녹아 있지 않다"며 하반기 주식 시장에서 주가가 크게 재평가(리레이팅)되어야 할 가장 강력한 후보로 녹십자를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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