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출신의 유명 심판이자 한국 대표팀 시절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들어 논란이 됐어 앤서니 테일러(47)가 은퇴를 선언했다.
20여년간 심판으로 활약해 온 테일러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은퇴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7일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16강전이 831경기를 관장한 그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테일러는 성명에서 "엘리트 수준에서 심판을 보는 건 엄청난 특권이었다. 하지만 압박은 거세고 감시는 비판의 시선은 끝이 없었다"면서 "이제 물러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2006년 프로 심판으로 입문한 그는 2010년부터는 프리미어리그(EPL)로 승격해 432경기에서 판정했다. 교도관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으로 주목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 심판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고 지난 14년간 활약하며 A매치 163경기를 주관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 북중미 월드컵, 유로 2020, 유로 2024에도 참가했다.
유로 2020 덴마크와 핀란드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심장마비로 쓰러졌을 때 제때 응급처치가 이뤄진 것은 그가 신속히 경기를 중단시킨 덕분이라는 평을 받았다.
유명 감독에게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 주심을 본 뒤 경기에서 진 AS로마(이탈리아)의 조제 모리뉴 감독이 폭언을 쏟아내며 "수치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모리뉴 감독은 테일러를 주차장에서 막아 세우고 따져 물었다가 결국 4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테일러는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가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과 가나의 조별리그 2차전 주심을 봤는데, 한국이 2-3으로 지던 경기 종료 직전 코너킥을 주지 않고 종료 휘슬을 불었던 것이다. 이에 항의하던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그가 레드카드를 꺼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EPL에서는 손흥민(LAFC)이 뛰는 경기도 맡았다. 2019년 12월 손흥민의 소속팀이던 토트넘과 첼시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의 퇴장을 명했다. VAR 판독 끝에 레드카드가 나왔고, 토트넘의 항소는 기각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