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매겨온 '10% 글로벌 관세'가 24일(현지시간) 만료됨에 따라 이를 대체할 '무역법 301조 관세'가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가 무역 합의로 이끌어낸 '15% 상한'이 지켜질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부터 무역법 301조를 동원해 '과잉생산'과 '강제노동' 두 항목으로 각국을 조사해왔다. 연방대법원의 지난 2월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글로벌 관세가 150일 뒤인 7월 24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관행에 관세 부과 등으로 대응할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한다.
과잉생산 16개, 강제노동 60개 경제주체가 지목됐고, 한국은 두 가지 다 대상이 됐다. 강제노동은 10∼12.5% 관세 부과 계획이 지난달 초 발표됐고 공청회까지 마쳐 확정 발표만 남았다. 반면 과잉생산은 아직 부과 계획조차 나오지 않아, 이후 공청회까지 감안하면 24일 이전 확정은 물리적으로 어렵다. 이에 글로벌 관세 만료에 맞춰 이르면 금주 중 USTR이 강제노동 관세부터 확정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추후 과잉생산 관세가 확정되면 강제노동 관세에 합쳐지는 구조로, 한국은 강제노동 관세 12.5%에 과잉생산 관세가 더해진다.
관세 확대는 여러 국가로 번질 조짐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중 수십 개국에 새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마련해뒀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에도 무역법 301조가 아닌 1930년 제정된 관세법 338조를 근거로 최우방인 캐나다 제품 대부분에 50%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 다만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은 지난해 각국과 맺은 무역 합의를 존중하고 교역 상대국과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무역전쟁발 경제 충격과 시장 불안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의 관심은 15% 상한 유지 여부에 쏠린다. 한국은 미국과 15% 관세에 합의한 상태여서, 301조 관세가 15%를 넘으면 합의 위반이나 다름없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지난달 초 합의상 관세 상한선을 존중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한미 고위당국자 간 소통에서도 15% 상한이 지켜질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방식은 미지수다. 과잉생산 관세를 별도로 부과한 뒤 15% 선으로 깎아주거나, 조건을 달아 맞추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어떤 경우든 '15%+α'의 부담이 지워지면 합의 위반이라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앞서 USTR은 301조 조사를 근거로 브라질에 25% 관세를 부과했지만, 한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브라질은 미국과 무역 합의를 맺지 않았고, 25% 부과는 불공정 관행 전반에 대한 조사에 따른 것이다. 브라질도 강제노동 조사 60개국에 포함돼, 강제노동 관세가 확정되면 25%에 추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