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열흘째 공습을 이어간 가운데, 이란은 '전면전'을 선언하며 중동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고 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20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 동부 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 최고사령관(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란을 대상으로 새로운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습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공격에 사용되는 이란의 군사 능력을 더욱 약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이 미군 병사 한명을 죽일 때마다 그 대가를 몇 배로 치르게 될 것"이라며 미군 사망에 대한 강력한 응징 의지를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국면이 흔들리면서 최근 미군 사상자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17일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요르단 공군 기지에 주둔 중이던 미군 2명이 사망했고, 18일에는 이라크에서 이란의 드론 불발탄을 통제·폭파하는 과정에서 미군 1명이 추가로 숨졌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말 시작된 이란 전쟁 이후 미군 사망자는 모두 17명으로 집계됐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에 맞서 쿠웨이트와 요르단, 바레인, 시리아 등 중동 지역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며 전면전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란군은 21일 새벽 쿠웨이트의 아리프잔 기지에 배치된 미군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지대지 미사일로 타격했다고 국영 IRNA통신을 통해 밝혔다.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도 친미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후티가 봉쇄하려는 곳은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으로, 세계 원유 운송의 3% 이상이 지나간다.
세계 에너지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이미 위축된 상황에서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봉쇄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 해상 물류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선박 피격도 이어졌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21일 오만 연안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1척이 미상의 발사체에 맞았다고 밝혔다. 당국은 오만 리마에서 북동쪽으로 약 15㎞ 떨어진 해상에서 발생한 이번 피격 사건을 조사 중이다.
앞서 전날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한가운데 지점인 오만 무산담 반도에서 약 15㎞ 떨어진 해역에서 선박 1척에 불이 났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지난 19일 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 2척이 폭발했다고도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은 무력 충돌을 이어가는 와중에 물밑에서는 외교 채널을 가동해 대화하려는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AFP통신은 에스칸다르 모메니 이란 내무장관이 이날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찾아 파키스탄 관리들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란 외무부도 모메니 장관의 방문 계획을 확인하면서 최근 외교 채널이 활발히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최근 며칠 동안 외교 당국이 활발히 움직인 것은 사실"이라며 카타르 등 중재국들로부터 미국과의 긴장 완화를 위한 제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도 익명의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중재국들이 이란에 미국과의 열흘 휴전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