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숨을 고르던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가 모처럼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미국의 차세대 방공망 ‘골든돔’을 지원하는 특수선을 건조하고 곧 문을 열 양국 조선 협력 센터에서 중추적인 역할도 하게 됐습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마스가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네요?
<기자>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방공망 사업인 골든돔이 본궤도에 오른 게 주효했습니다.
길어지는 중동 전쟁에 뒷전으로 밀리던 마스가가 한화오션이 터뜨린 조 단위의 축포에 힘입어 다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군이 발주한 'MRIV'라는 미사일 시험 계측 선박을 수주했습니다.
MRIV는 적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무기들의 전투력을 측정해 성능 개량을 돕는 바다 위 관제탑으로 골든돔에서 사람 몸으로는 눈, 귀와 같습니다.
한화오션이 만들 선박 2척의 총 사업비는 20억 달러로 우리 돈 3조 원에 달합니다.
첫 번째 선박인 '골든 디펜더'는 한화오션의 손을 거쳐 오는 2030년 인도됩니다.
수주액도 크지만 미군 군함 MRO를 넘어 건조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미 군함 건조 시장은 해군이 앞으로 30년간 약 1조 달러, 1,600조 원 넘는 예산을 편성한 블루오션으로 전 세계가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에 글로벌 조선사들이 시장 공략에 불씨를 지필 MRIV 수주에 욕심을 냈지만 미국은 한화오션을 사업자로 정했습니다.
러셀 보트 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도 필리 조선소를 방문해 MRIV가 골든돔 구축을 넘어 해양 패권 장악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미국은 여러 곳 가운데 왜 하필 한화오션에 손을 내민 건가요?
<기자>
미국이 한화오션을 파트너로 삼은 건 단순히 배를 잘 지어서가 아니라 현지에 조선소가 있어섭니다.

한화는 지난 2024년 필리 조선소를 1억 달러, 당시 환율로 우리 돈 약 1,400억 원에 인수하며 현지에 생산 기지를 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인수가의 50배에 달하는 50억 달러, 7조 원 넘게 투자해 연간 2척의 생산량을 20척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단순히 배 1척을 짓는 걸 넘어 공급망 재편, 고용 창출 같은 복합적인 경제 효과를 내 무너진 조선 생태계를 빠르게 복원하겠다는 겁니다.
그러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난달 G7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서 10척의 군함을 빠르게 지어줄 수 있느냐고 문의하기도 했습니다.
실현될 경우 현지에서 연이어 수주고를 올리며 입지를 넓히는 필리가 중심에 설 것으로 기대됩니다.
필리는 앞서 총 15억 달러, 2조 원 규모의 국가 안보 다목적선 'NSMV' 5척 그리고 차세대 컨테이너선 3척을 수주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미사일 시험 계측선인 MRIV도 얹으며 상선부터 특수선까지 모든 레퍼런스를 쌓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미군이 필리에 이어 거제 등 우리나라 조선소에도 군함 건조 가능 여부를 물으며 국경 구분 없이 협력을 본격화하려는 모습입니다.
<앵커>
조만간 마스가 운영을 총괄하는 한미 조선 협력 센터도 문을 열 텐데요.
한화오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오는 23일 미국 워싱턴에 개소될 한미 조선 협력 센터는 한화오션을 비롯한 우리 조선사들에 현지 건조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 기지가 될 전망입니다.
양국 간 조선 협업을 골자로 한 '한미 조선 이니셔티브'를 정부 예산 66억 원을 들여 처음 실행에 옮긴 곳인 만큼 업계에서 거는 기대감도 상당합니다.
센터는 마스가뿐 아니라 미 조선업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한미 공동 기술 연구 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됩니다.
한국이 미국 중에서도 어디에 어떻게 돈을 써야 할지 일러주는 나침반인 겁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미국으로 건너가 행사에 참가하고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을 만나 협업을 구체화할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한화오션에서는 정인섭 사장이 회사를 대표해 행사에 참여할 방침입니다.
정 사장은 그룹 삼 형제의 경영 스승으로 알려진 인물로 지배 구조의 축인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에너지 사장 출신이기도 합니다.
또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 당시 정부 협상단 지원 공로에 따라 올해 정부 포상 대상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센터 내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회사와 현지 조선소를 연결하는 소통 창구가 돼 신규 수주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