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둑 인공지능(AI) 카타고(KataGo)와의 접바둑에서 완패한 신진서 9단이 대국 초반 상대의 변칙 수법에 무너졌다고 털어놨다.
신진서는 17일 중구 청파로 한국경제TV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3번기 1국에서 245수 만에 흑 불계패한 뒤 "한 달 동안 준비한 게 한 수에 날아갔다"고 말했다.
이날 카타고는 '사람 바둑'에서는 보기 힘든 초식을 구사했다. 신진서가 두 점을 깐 상태에서 첫수로 좌상귀 화점을 차지한 카타고는, 신진서가 우하귀 소목에 돌을 놓자 3수로 우상귀 세 칸 높은 걸침을 뒀다.
TV 해설을 맡은 홍민표 국가대표 감독조차 고개를 갸웃했다. 그는 이 수를 두고 "평생 바둑을 두면서 처음 보는 수"라며 "우상귀에 걸친 것인지, 우변을 갈라친 것인지도 애매한 수를 놓았다"고 평가했다.
신진서는 "초반에 사람 바둑에서 접하지 못한 너무 이상한 수를 당하다 보니 재대국을 해야 하나…내가 연구했던 것과는 세팅이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포석 구상도 했는데 당혹스러운 수를 당하다 보니 제 스타일로 판을 짜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럼에도 형세는 중반까지 신진서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판을 뒤집은 건 중앙 백 대마 공격 실패였다. 신진서는 "중반까지 13집 정도 유리하면 후반에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확신하지 못했다"며 "중앙 대마 공격에 나섰지만, 카타고가 너무 쉽게 타개에 성공했다"고 승부처를 돌아봤다.
1국을 내준 신진서는 "포석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2국은 후반 끝내기 바둑으로 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버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