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의정부고등학교의 전통으로 자리 잡은 패러디 졸업사진이 올해도 공개되며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학생들은 올해 사회적 관심을 모은 스포츠와 콘텐츠, 산업계 이슈 등을 재치 있게 담아냈다.
14일 의정부고에 따르면 올해 졸업사진은 지난 9일 제작됐다. 교내 방송부(UHBS) 학생들이 제작 과정을 직접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 졸업사진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섰던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손흥민 선수의 모습을 패러디한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홍 전 감독 선임 과정과 대표팀 내부 갈등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되며 비판을 받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 속 교권 보호국 감독관과 최근 한국을 찾아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치맥' 회동을 가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재현한 사진도 관심을 모았다.
다만 정치인이나 정치 현안을 정면으로 풍자한 사진은 올해도 포함되지 않았다.

의정부고 졸업사진은 2009년 일부 학생들이 개성 있는 콘셉트로 졸업사진을 촬영한 것이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으면서 학교의 대표적인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대통령과 정치인, 사회 현상을 풍자한 사진들이 매년 주목받으며 "시사만평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부터 이런 풍자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정치 풍자 사진이 공개되자 일부 보수단체가 명예훼손으로 문제를 제기해 학교 측이 한동안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다. 일부 학생은 연예인 팬클럽의 항의를 받아 졸업 이후까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의정부고 졸업사진은 기본적으로 학생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의상 제작 비용도 직접 부담한다. 다만 학생자치회가 1차적으로 정치 이슈와 인종 비하, 학교의 품위를 훼손할 수 있는 소재 등을 걸러내며, 논란의 소지가 있는 주제는 담임교사와 협의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