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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상장 직후 '본주' 폭락…오늘밤 ADR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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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상장 직후 '본주' 폭락…오늘밤 ADR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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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오늘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15% 넘게 급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SK하이닉스 ADR이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본주까지 끌어올리지 않을까 기대를 모았었는데 시장은 정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증권부 전효성 기자 나와있습니다. 전 기자, 미국 증시 개장 전인데 지금 반도체주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고요?


    <기자>
    미국 주간 거래 시장인 데이마켓에서 마이크론 주가가 -5% 가까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샌디스크도 6% 가량, 나스닥 선물 지수도 1.5% 정도 하락 중입니다.

    SK하이닉스 ADR은 상장 초기라 아직 데이마켓 거래가 되지 않는데요. 오늘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 보통주 폭락세와 미국 반도체주 조정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큰 폭의 하락 출발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앵커>

    마이크론까지 밀리고 오늘밤 하이닉스 ADR도 하락 출발이 예상된다면, 이제 SK하이닉스의 성장성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해석해야 합니까?


    <기자>
    많은 투자자분들이 우려하시는 부분인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대형 반도체주들의 기초체력, 즉 펀더멘털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합니다. HBM 공급 부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대형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수요가 훼손됐다는 언급이 나오는 단계가 아닙니다.

    지금의 하락은 반도체 기업의 위기가 아니라 글로벌 수급이 극단적으로 타이트해진 상태가 지속되면서 벌어진 수급적 충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수급적 충격이라고 했는데, 외국인이 연일 국내 주식을 내다파는 것도 이 수급적 요인에 해당합니까?

    <기자>
    ADR 상장과 맞물려 최근 2거래일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3조 5천억원 어치를 내던졌습니다.


    대표적으로 살펴봐야할 지점이 글로벌 약 40%를 지배하는 'UCITS(유럽 집합투자기구 규정)'라는 기준입니다.

    이 규정에는 펀드의 위험 분산을 위해 단일 종목을 전체 펀드 자산의 10% 초과해 담을 수 없다는 철칙이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대만 TSMC 주가가 폭등하면서 신흥국(EM) 지수 내에서 TSMC가 차지하는 기준 비중이 15.32%까지 치솟았습니다.

    유럽 펀드는 법을 지키기 위해 싫어도 TSMC를 강제로 팔아서 비중을 10% 밑으로 낮춰야 하는 상황이 지난 2년간 지속돼 왔습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MSCI EM 지수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 수준입니다.


    <앵커>
    TSMC가 규정에 걸린 건 알겠는데, 왜 10%를 밑도는 SK하이닉스까지 같이 팔려 나가는 건가요?

    <기자>
    두 가지 결정적인 이유가 얽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펀드매니저들에게 허용된 '오답 허용 한도(트래킹에러)'가 바닥났기 때문입니다.

    펀드매니저들은 신흥국 지수라는 '정답지'와 똑같이 주식을 담아야 하는 시험을 치릅니다.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정답지와 조금은 다르게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된 '오답 허용 점수(오차 한도)'를 10점 부여받는다고 해보죠.




    여기서 문제가 터집니다. 1등 문제인 TSMC의 정답 비중은 15.32%인데, 유럽 법 때문에 억지로 10%만 적어내다 보니 '정답지와 다르게 투자한 차이' 자체로 이미 허용된 오답 점수를 6점 이상 날려버렸습니다. 남은 점수가 3점~4점밖에 없으니 매니저들은 극도의 안전 운행을 해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지수 내 비중이 8%에 육박하고 주가마저 위아래로 크게 요동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눈에 밟히는 겁니다. 남은 오차 점수가 바닥난 상태에서 이 대형주들이 조금만 흔들려도 펀드 전체가 오답 한도를 초과해 낙제(규정 위반)를 당할 수 있습니다. 결국 매니저들은 생존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가치가 가장 높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식을 기계적으로 내다 팔아서 펀드 전체의 위험 점수를 강제로 가라앉히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두 번째 결정타가 있습니다. 유럽의 법적 한도는 10%지만, 블랙록(7.5%), 피델리티(8%), JP모간(7%) 같은 세계 최대의 운용사들은 법보다 더 무서운 자체 '내부 한도'를 둡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1년간 무려 690% 가까이 폭등하면서 지수 내 비중이 8%대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러자 이들 거대 운용사의 엄격한 내부 상한선에 머리를 부딪치게 되었고, TSMC와 마찬가지로 규정을 지키기 위한 기계적 매도 버튼이 작동하게 된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계적 매도로 외국인 매물이 최소 40조, 최대 80조원 수준까지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기업의 가치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른 탓에 유럽 규제라는 천장에 머리를 부딪쳐서 계속 매물이 쌓여왔다는 거군요. 그런데 최근 하이닉스의 실적 눈높이도 조금 낮아졌다는 우려가 겹쳤습니다.

    <기자>
    '대량 장기공급계약(LTA) 구조의 역설' 때문인데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빅테크 기업들에게 장기간 고정된 가격으로 반도체를 넘기기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지금 범용 D램 값이 시장에서 폭등하고 있는데, 하이닉스는 이미 맺은 계약 때문에 당장 비싸진 제값을 다 받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당장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시장의 엄청난 눈높이(약65조원)보다는 약8% 모자란 60조4000억원 수준으로 조정되면서 차익 실현의 빌미를 준 것입니다.

    <앵커>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은 얼마 전 실적 발표 때 잘 버텼던 것 같은데, 하이닉스는 왜 유독 더 흔들리는 건가요?

    <기자>
    마이크론은 실적을 발표할 때 "우리는 3~5년짜리 초장기 계약(SCA)을 맺었고, 가격이 떨어져도 최소 이만큼은 보장받는다"라며 구체적인 안전장치를 공개해 투자자들을 안심시켰습니다.

    반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아직 세부 내역이 없는 '잠정 실적' 상태라 알맹이가 부족합니다.

    결과적으로 세부 계약 내용이나 실질 마진이 증명될 2분기 본 실적 발표 시점까지는 당분간 이러한 글로벌 수급 꼬임과 공방전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답답한 외국인 매도세를 끝내고 자금이 다시 유입되려면 어떤 탈출구가 필요한가요?

    <기자>
    기관 패시브 자금이 규제 때문에 꽁꽁 묶여있다면, 규제를 받지 않는 거대한 미국계 달러 자금을 새로 끌어와야 합니다.

    가장 확실한 탈출구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이 글로벌 반도체 ETF들이 따르는 핵심 인덱스에 편입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게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입니다. 여기에 편입만 되면 약 3조~6조원 규모의 미국 패시브 자금이 자동으로 하이닉스를 사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SOX 지수는 편입 시간표가 아주 엄격합니다. 매년 9월 연 1회만 리밸런싱을 하는데 편입 심사 기준일인 7월말까지 미국 증시 상장 기간이 최소 6개월이상 지나야 합니다. 이번 달 10일에 상장한 SK하이닉스 ADR은 상장 기간 부족으로 올해 9월 편입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내년 9월에나 기회가 옵니다.

    <앵커>
    내년 9월까지 기다리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는데요. 당장 올해 기대해 볼 수 있는 다른 지수 편입 기회는 없습니까?

    <기자>
    틈새를 메워줄 강력한 구원투수가 있습니다. 순자산이 700억달러(약95조원) 수준에 달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ETF인 'SMH(반에크 반도체 ETF)'입니다.

    SMH가 추종하는 지수는 SOX 지수와 달리 까다로운 6개월 상장 기간 요건이 없고, 매년 3월과 9월 연 2회 반기별로 종목을 교체합니다. SK하이닉스 ADR은 시가총액과 거래 대금 등 유동성 조건을 이미 압도적으로 충족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올해 9월 리밸런싱 때 SMH 지수에 조기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렇게 유입될 자금은 약 21억 달러 정도로 추산됩니다. ADR 가격이 오르면 본주도 따라 오를 수 있는 구조인 만큼 반도체 ETF 지수 편입이 구원투수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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