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를 오가며 인연을 맺은 중장년 1인가구 주민이 부부의 연을 맺으면서 '참소중한 1호 커플'이 탄생했다.
지난 6일 서울 관악구 대학동 참소중한센터에서 열린 결혼식은, 예식장 대신 중장년 1인가구 주민들의 사랑방이자 식사 공간으로 사용되는 센터에서 진행됐으며, 이웃과 봉사자들의 축하 속에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공동체 결혼식으로 꾸며졌다.

예식 직전에는 예상치 못한 상황도 벌어졌다.
당초 주례를 맡기로 했던 목회자가 참석하지 못하면서 참소중한센터를 담당하는 이영우 신부가 급히 주례를 맡게 된 것이다.
그는 "신랑이 오른쪽에 서야 하나? 나는 결혼을 안 해봐서 몰라"라고 말하며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주례사를 작성하는 동안에도 하객들은 집무실을 찾아와 "미사포를 씌우는 게 어떠냐", "부케는 어디에 두면 좋겠느냐", "입장 동선은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작은 공간에서 열린 결혼식은 참석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였다.
이영우 신부는 주례사를 통해 공동체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고독사 예방과 서로 돌봄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며 "대학동에 참소중한 1호 커플이 탄생한 만큼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 또 다른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2호, 3호 커플도 계속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신랑은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아 행복하다. 앞으로도 잘 살아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부는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제주도에서 결혼식을 찾은 하객은 "형님의 결혼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서울까지 왔다"고 축하를 전했고, 사회자는 "나도 참소 2호 커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결혼식을 마친 참석자들은 축의금을 모아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함께하며 두 사람의 새 출발을 축하했다. 한 참석자는 "소박한 스몰웨딩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빈민사목위원회는 이번 결혼식을 단순한 혼인 행사를 넘어 공동체 안에서 관계를 회복하고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했다.
참소중한센터는 중장년 1인가구 주민들이 식사와 상담,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관계를 맺는 공간으로, 앞으로도 주민들의 삶을 잇는 공동체 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결혼식은 관악구 사회적기업 놀자엔터테인먼트가 장식 등 인테리어를 무료로 후원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