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의 한진칼 보유 지분율이 20%를 넘기면서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출범을 앞두고 최대주주가 바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까지 호반그룹에 넘어갈 경우, 한진칼의 경영권은 조원태 회장이 갖고 최대주주는 호반그룹이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와 살펴봅니다. 이 기자, 호반그룹과 조 회장의 지분 차이가 0.4%p까지 좁혀졌다고요.
<기자>
공시에 따르면,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율은 20.15%로, 지난 3월 18.87%에서 1.28%포인트가 늘었습니다.
호반건설 측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지분율 차이는 0.42% 포인트로 좁혀졌습니다.
조 회장의 지분율은 3월 기준 20.57%입니다.
호반은 한진칼 지분 매입을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항공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적대적 인수합병(M&A)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옵니다.
대한항공은 "호반건설 측에서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매입한다는 사실은 이미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말을 아꼈는데요.
내부에서는 지난 주주총회에서 대부분의 안건이 90% 이상의 찬성률로 통과되고 있을 정도로 주주들 사이에서는 조 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판단이 나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에는 호반 측 구성원은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호반그룹이 지분을 조금만 더 사들이면 당장이라도 최대주주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위치에 놓였죠.
그런데도 조 회장 측이 경영권을 뺏길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조 회장 측이 추가 매수하지 않는다면 호반그룹이 현재 지분율 기준으로 약 28만2천주(발행주식의 약 0.42%)를 추가 확보하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습니다.
다만 호반이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는 조 회장 측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 회장 개인 지분은 호반과 거의 비슷하지만 우호주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 산업은행, LX판토스 등을 더하면 약 50%에 달하거든요.
델타항공은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를 운영하는 핵심 사업 파트너로 굳혀졌기 때문에, 향후 산업은행의 행보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앞서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한진칼에 자금을 투입한 바 있습니다.
이에 항공사 통합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조 회장 체제 유지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통합 이후 산은이 지분을 매각할지 여부와, 해당 지분이 어디 진영에 편입될지가 관건입니다.
호반이 경영권 확보를 목표로 하고있다면 산은의 지분을 직접 인수할 수 있습니다. 또는 공개매수 등에 나설 수도 있고요.
한진칼의 시가총액이 커진데다, 기존 주주들의 주식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사게 되면 수조원의 자금이 필요해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어떤 이유에서 건 호반이 대한항공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라고요.
<기자>
그동안 호반은 단순 투자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진칼 지분을 지속적으로 사들였기 때문입니다.
2022년에는 과거 한진칼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사모펀드 KCGI로부터 지분을 인수해 2대주주로 등극했고요.
이듬해인 2023년에는 앞서 팬오션에 팔았던 지분 5.85%를 다시 인수했습니다.
이후에도 계열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약 1년 동안 무려 84차례에 걸쳐 장내매수하며 약 0.96%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실제 호반은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을 보유했던 금호산업 인수를 검토하면서 항공업 진출 의지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호반이 경영권 인수에 뜻이 있다고 해도, 통합 대한항공의 기업가치가 높아져야 보유 지분 가치가 커지는 만큼 당장 분쟁은 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최대주주에 오를 경우, 이사회 진입 등에 나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영상편집:노수경, CG:정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