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의 기업가치가 장외시장에서 이미 1조 달러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장외시장 플랫폼 '캡라이트'에서 1조2,000억 달러(약 1,800조원)를 기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시리즈H 투자 유치 당시 평가액인 9,65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자, 같은 플랫폼에서 매겨진 오픈AI의 기업가치 9,080억 달러도 넘어서는 수치다.
하비에르 아발로스 캡라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앤트로픽은 벤처 2차 시장에서 역대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레인메이커 증권의 글렌 앤더슨 CEO도 앤트로픽 주식이 1조2,000억 달러를 기준으로 거래된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가격이 이처럼 높은데도 팔겠다는 사람이 없어 실제 거래는 드물다며 "내가 가진 매수 대기(수요) 거래를 모두 체결시킬 수만 있었다면 지금 나는 인터뷰 같은 건 하지 않고 해변에 가 있었을 것"이라고 시장 분위기를 소개했다. 일부 투자자는 자신이 보유한 집을 앤트로픽 주식과 맞바꾸자고 제안할 만큼 과열 양상도 나타났다.
매도 물량이 사라진 것은 앤트로픽의 상장이 임박하면서 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앤트로픽 초기 투자사인 멘로 벤처스의 맷 머피 파트너는 이런 장외 평가액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잡음이 많은 신호"라고 지적했다. 상장을 앞두고 매출이 급증하며 시장이 달아오른 데서 비롯된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거래 방식을 둘러싼 우려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이런 장외 거래 상당수가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한 우회 거래라는 점을 문제 삼는다. 이 방식은 개인 투자자가 앤트로픽 주식을 직접 보유하는 대신, SPV를 세워 법인 명의로 주식을 사들이고 투자자는 SPV 지분을 갖는 구조다. 이 경우 중개인에게 높은 운용 수수료를 물어야 하고 의결권도 가질 수 없으며, 나중에 사기로 드러나거나 거래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앤트로픽은 정관에 따라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주식 거래는 무효이며 특히 간접적 방식의 투자 제안은 대부분 유효하지 않다는 경고문을 홈페이지에 올려두고 있다.
한편 그동안 앤트로픽에 밀려 관심이 다소 시들었던 오픈AI도 최근 새 AI 모델 GPT-5.6을 선보인 뒤 거래가 늘고 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