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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참 좋은 거였네"…에어컨 없이 40도 출퇴근길 '부글부글'

런던 지하철 40도 육박…프랑스 독일 등 유럽 '열돔' 노후 인프라와 건물, 이례적 폭염에 취약성 심화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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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과 한국의 지하철 풍경. 사진=연합뉴스, 한경DB

    숨막히는 무더위로 시름을 앓고 있는 유럽이 '에어컨 없는 지하철' 등 인프라 무방비 상태를 드러내며 이례적인 폭염에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꼭 필요할 때만 열차로 이동하라는 경고가 내려지는 한편, 지하철 내부의 기록적인 더위로 인한 시민 불편이 지속되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런던이 이번 주 올들어 세 번째 폭염을 겪고 있다며 "지난달 센트럴(Central) 라인 및 지하 깊은 곳을 지나는 노선에서 40도 가까운 기온이 기록되기도 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던의 지하철 중 에어컨이 설치된 건 190량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해당 열차들은 디스트릭트(District)선, 서클(Circle)선 등 저심도 노선에서 운행되고 있고,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고심도 노선에는 적용되지 않은 현실이다.

    최신 버전의 냉방 열차가 도입된 건 지난 2017년 6월로 이미 9년 전이다.

    FT는 고심도 노선의 에어컨 설치와 관련해 "1890년대부터 런던의 연약한 점토 지반을 뚫고 터널링 기계를 사용해 건설됐으나 터널 내부에는 열차 주변에 공기가 순환할 공간이 거의 없어 오랫동안 냉방 조치에 있어 기술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기술적 문제와 재정적 압박으로 인해 일부 노선의 승객들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불쾌한 더위를 견뎌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출퇴근 시간과 같은 혼잡한 때에 열차 수백대가 좁은 터널을 지나며 공기를 강하게 밀어내는 '피스톤 효과'는 승객들을 더욱 괴롭히는 요인으로 꼽힌다.


    1973년부터 운행 중인 피카딜리(Piccadilly)선에는 올해 말부터 신형 냉방 열차가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고심도 노선 가운데 냉방 열차가 도입되는 첫 사례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분수에서 열을 식히는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한편, 올들어 유럽에 이른바 '오메가 열돔'이 덮치며 각국이 힘겨운 여름을 보내는 가운데 유럽 인프라의 무방비 상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열기에 못 이겨 도로가 녹아내리고, 선로가 휘며 차량과 열차 운행에 큰 차질이 생기는가 하면 원전이 중단되고, 수십만 명에게 전력이 끊기는 등 찌는 듯한 더위에 사회를 지탱하는 기반 시설의 한계가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유럽을 강타한 살인적 무더위 소식을 전한 한국경제TV 보도에 네티즌들은 "이 날씨에 에어컨이 없다니", "유럽에 갔을 때 가장 놀란 게 에어컨이 많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국산 써라"라며 한국의 높은 에어컨 보급률에 만족하는 반응을 보였다.

    각국 사례를 보면, 이례적으로 40도가 넘는 폭염이 덮친 독일에서는 대부분의 구간에서 속도제한이 없는 아우토반이 직격탄을 맞았다.

    벨기에에서는 폭염이 절정에 달한 지난 26일 서유럽 주요 도시를 잇는 유로스타 열차 2대가 전력 공급 문제 등으로 중간에 멈춰 서며 승객 수백명이 불편을 겪었다. 같은 날 저녁에는 런던과 파리를 연결하는 유로스타 열차 여러 대가 취소되기도 했다.


    프랑스와 스위스에서는 냉각수 과열에 원전 가동이 일시 중단되거나 출력을 낮추면서 전력망에도 과부하가 걸렸다.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서는 7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기는 일도 벌어졌다.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은 유럽 대부분의 학교도 무더위에 일시 휴교하거나 수업 시간을 조정해야 했다.


    영국 전국교사연합(NASUWT)은 일부 지역 교실 온도가 40도까지 오르면서 소속 교사 여러 명이 수업 중 기절했다고 밝혔고, 프랑스 교사 노조는 당국의 폭염 대책 부재를 비판하면서 파업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기온이 상승하는 대륙이지만 과거의 기후를 기준으로 설계된 인프라와 건물이 대부분인 까닭에 극심한 폭염은 다른 지역보다 더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어컨 보급률이 낮은 데다 겨울철 보온을 위해 단열재를 사용하는 유럽식 건물 구조로 이번과 같은 더위에는 실내가 찜통으로 변모하는 것도 이례적인 폭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유럽의 폭염으로 중국 메이디, 한국 삼성전자·LG전자, 일본 미쓰비시전기 등 아시아 에어컨 제조사들이 호황을 맞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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