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처럼 움직이려면 관절마다 '액추에이터'라는 부품이 필요합니다.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표준 공급자가 거의 없는 그야말로 '주인 없는 시장'인데요.
현대차그룹 등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해 온 삼현이 도전장을 냈습니다.
취재 기자와 알아 보겠습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어제 (8일) 삼현 미디어 간담회에서 대표가 꽤 공격적인 발언을 했다고요?
<기자>
박기원 삼현 대표는 미디어 간담회에서 국내 경쟁사 몇 곳을 직접 거론하면서 "실체가 있느냐"고 직격했습니다.
"감속기를 갖고 로봇용 액추에이터 만들겠다는데 실체가 없다" "투자 계획이 나온 데가 있느냐"고 반문했는데요.
그러면서 "삼현처럼 수주 파이프라인을 전부 공개한 곳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삼현은 총 21개사와 수주 협의를 진행 중이고요. 양산을 전제로 한 시제품 수주만 3건이라고 공개했습니다.
박기원 대표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박기원 / 삼현 대표: 2개의 해외 대형 고객사에 (샘플을) 보내놓고 기다리는 상황이고요. 국내도 1개가 양산 프로토까지 가있습니다. 5년 간 약 1,000억원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고요. 휴머노이드 액추에이터에만 400억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경쟁사를 향해 던진 질문에 자신은 숫자로 답하겠다는 겁니다.
<앵커>
삼현 대표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기자>
삼현은 창업주인 황성호 대표와 박기원 대표의 각자대표 체제입니다.
박 대표는 LG전자에서 20년 이상 모터와 컴프레서 사업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품솔루션사업부 총괄까지 지냈는데요.
가전용 모터와 컴프레서는 연간 수백만 대씩 생산하는 대표적인 대량 양산 사업이죠.
액추에이터의 심장이 바로 모터입니다.
2022년 삼현이 박 대표를 영입한 것도 이 양산 노하우를 로봇에 이식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입니다.
공교롭게도 LG전자 모터 사업의 근거지, 삼현의 본사 모두 창원에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창업주 황성호 대표는 또 정치외교학과 출신의 비엔지니어라는 겁니다.

<앵커>
삼현의 로봇 액추에이터 브랜드 '액슬론'도 처음 공개했다고요?
<기자>
삼현이 처음 공개한 '액슬론'은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입니다.
액추에이터는 쉽게 말해서 '로봇의 근육'입니다. 전기를 회전력으로 바꿔서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장치인데요.
그간 고객사가 설계한 도면을 받아서 그대로 만들어 주는 방식이었는데요.
이렇게 되면 특정 고객사 전용이라 다른 곳에는 팔 수 없다는 한계가 있죠.

엑슬론은 삼현이 표준 제품 라인업을 설계해 놓은 건데요. 반대로 로봇 업체가 골라서 쓰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삼현이 내세우는 경쟁력의 핵심은 '3-in-1' 일체형 기술입니다.
액추에이터는 힘을 만드는 모터, 회전을 실제 힘으로 바꾸는 감속기, 얼마나 움직일지 지시하는 제어기 등으로 구성됩니다.
부품을 따로 조립하면 부피와 무게가 늘어나고요. 부품 간 손실도 생기는데요. 일체형은 이런 단점을 줄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삼현이 차량용 액추에이터를 대량으로 양산해 본 경험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삼현의 주력 제품은 엔진 밸브 열림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CVVD 액추에이터'입니다.
전기 신호를 정밀한 기계적 움직임으로 바꾼다는 점에서 로봇용 액추에이터와 동작 원리가 같습니다.

<앵커>
로봇 사업은 말 그대로 신사업인데요. 실제 실적에는 언제쯤 기여하겠습니까?
<기자>
삼현은 지난해 매출 950억원, 영업이익 8억원에 그쳤습니다. 2년 만에 영업이익이 10분의 1 수준이 된 겁니다.
아직까지 매출 대부분은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부품에서 나오는데요.
본업 업황이 둔화한 가운데 신사업 전환을 위한 투자가 집중되면서 수익성이 나빠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삼현은 투자를 위해 상장 공모 자금 600억원에 더해 지난해 10월 485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요.
이자율 0%에 시가보다 10% 비싼 할증 발행이라는 이례적 조건에도 기관 자금이 몰렸습니다. 시장의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겠죠.
언제 실적에 기여하느냐, 이 부분도 관건인데요. 박기원 대표는 "내년부터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양산 전제 시제품 3건 가운데 해외 2건의 경우 시제품을 보내놓고 고객사의 최종 검증을 기다리는 단계인데요.
앞으로 3개월 정도면 양산 수주 확정 여부의 윤곽이 나온다는 설명입니다.

증권가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교보증권은 "대량 양산 레퍼런스가 삼현의 강점"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향 개발 수주를 넘어 양산 수주가 가시화되는 국면"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글로벌 선두권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의 장기 양산 목표치가 최대 100만대까지 거론되는 상황인데요.
연간 3만대만 생산해도 로봇 한 대에 20개씩, 60만개의 액추에이터가 필요합니다.
이 물량을 감당할 양산 능력이 승부처가 되는 시점에 삼현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겁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