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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된 점포도 텅텅…홈플러스, 직원·협력사 비명 [참견하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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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된 점포도 텅텅…홈플러스, 직원·협력사 비명 [참견하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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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홈플러스가 사실상 파산 수순에 들어가면서 '30년 유통 공룡의 청산'이라는 최악의 결말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 때 대형마트 2위였던 홈플러스가 이제는 1만 2천 개의 일자리 증발과 5천여 협력업체의 줄도산까지 맞게 된 겁니다.


    홈플러스가 살아남기 위해 남은 시간은 보름(12일) 남짓한 가운데, 유통 생태계를 흔들고 있는 이번 사태에 대해 산업부 이서후 기자와 자세히 살펴봅니다.

    이 기자, 현재 운영 중인 홈플러스 점포에 다녀왔죠. 실제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전국에 있는 홈플러스 대형마트 매장 104곳 중 37곳이 폐점해 현재는 67 점포만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울 내 핵심 점포 중 하나로 꼽히는, 개점한 지 26년째인 영등포 지점에 다녀왔는데요.

    영등포점은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고, 문화센터와 헬스장 등이 입점돼 평일 낮시간대에도 방문객이 많았던 곳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당시 상품이 많이 없어 매대 곳곳이 비어있는 모습이었고, 입점된 음식점 몇 곳은 “업체 사정으로 폐점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철수한 상태였습니다.


    장을 보러 온 한 영등포구 주민은 “온라인 쇼핑 채널이 늘었지만 동네 사람들은 여전히 애용하고 있다”며 “20년을 넘게 이곳을 다녔는데 장 볼 곳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상황이잖습니까.


    추가 운영자금 조달 시한인 오는 20일까지 항고하지 않으면 곧바로 파산 수순인 겁니까.

    <기자>
    홈플러스가 기한 내 극적으로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항고할 경우 회생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전국 점포와 수천 개 협력업체가 얽혀 있는 만큼 실제 청산까지는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이상까지도 걸릴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의견입니다.

    홈플러스 노조에 따르면, 지난 3일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5일만에 약 1,300명의 직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퇴직 절차 중에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2만3,000명 수준이었던 직고용 직원은 현재 1만 2,000명으로 줄었고, 간접고용 노동자 2,000명도 실직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특히 임금 지불 또한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데요. 지난 6월 기준으로 남아있는 임금체불액은 3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4,603곳에 달하는 홈플러스 협력 업체들의 상황은 더 안좋은데요.

    중소기업중앙회가 홈플러스 납품 중소상공인 150개 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받지 못한 미정산 금액은 평균 7억7,400만원이었습니다.

    상당수는 영세한 식품·생활용품 제조업체라 수억원의 대금을 오랜 기간 떼일 경우 존폐 기로에 놓이는데, 파산이 확실시되면 해당 대금은 영원히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지난해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보다 피해 규모가 훨씬 크다고요.

    <기자>
    이번 홈플러스와 티메프 사태 모두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협력업체와 투자자, 소비자 피해가 급속히 확산됐다는 점에서 비슷한데요.

    위기의 본질은 크게 다릅니다. 티메프는 판매대금을 장기간 보유하는 구조에서 정산금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하다 유동성이 막히면서 발생한 '미정산 사태'였죠.

    즉 판매자와 소비자 피해가 중심이었습니다.

    반면 홈플러스는 단순한 정산 문제가 아니라 사모펀드인 MBK의 운영 문제로 기업 재무구조가 붕괴된 사례입니다.

    쉽게 말해 누적된 금융비용과 임차료 부담, 대형마트 업황 악화, 온라인 전환 실패가 복합적으로 겹치며 회생이 어려워졌습니다.

    이번에 파산이 현실화될 경우, 협력업체뿐 아니라 직원, 간접고용 인력, 입점업체, 금융권, 지역 상권까지 피해가 확산될 수 밖에 없는데요.

    피해 규모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파급 범위는 티메프보다 대폭 넓을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홈플러스의 공백은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고요.

    <기자>
    최근 NS쇼핑에 매각된 슈퍼마켓(SSM) 부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제외하면, 홈플러스의 온오프라인 사업 매출은 연간 약 6조원 수준입니다.

    이중 30%만 이마트, 롯데마트 등 경쟁사로 이동해도 유통 업계 판도가 재편될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에 점포가 많고 매장들이 위치한 인프라가 더 좋은 이마트가 롯데마트 보다는 반사 이익을 더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지난 5월 영업을 중단한 홈플러스 점포 주변의 이마트 창동점과 묵동점의 5월 매출은(5월 10일~5월 31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습니다.

    전체 매장의 매출 증가율(5.2%)의 두배 넘는 폭으로 신장했습니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 킨텍스점이 휴점하자, 인근에 위치한 롯데마트 (주엽점)의 매출은 22.8% 뛰었고요.

    다만 이탈 수요가 오프라인 대형마트에만 머물지 않고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분산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그 효과가 어디로 어떻게 흡수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이성근, 영상편집:정지윤, CG:홍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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