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의 실적 호황, SK하이닉스 ADR 공모 초과청약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황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5% 넘게 급락하며 양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연이어 발동됐다.
8일 코스지는 전 거래일 대비 5.35% 내린 7,246.79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 대비 2.66% 하락한 7452.48로 출발해 장 초반 상승전환한 뒤 7791.66까지 1.77% 올랐다. 하지만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서 7186.21까지 6.14% 급락하며 710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수 급락에 지수 급락에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5,931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코스피 시총이 6,000조원을 밑돈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20일 이후 7주 만이다.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성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고 오후 1시 31분께는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변동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에 대한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5%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된다.
이후 오후 1시 33분 코스닥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이어 울렸다.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닥150 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 대비 6% 이상 하락하고 코스닥150 지수가 직전 매매거래일의 최종수치 대비 3% 이상 하락해 동시에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된다.
이날 양 시장의 급락 배경으로는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피크아웃 논란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 종목에 대한 고평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업황 개선 속도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됐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군사적 갈등이 다시 격화된 점도 투자심리를 끌어내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장 중 유입된 미군의 공습 확대 소식에 재차 하락을 보였다”며 “특히 이란이 쿠웨이트와 바레인 등에 있는 미군 시설 80여 곳에 대해 공격했다는 소식이 오후에 유입되자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둘러싼 고점 논란이 이어지면서 대형 반도체주도 동반 급락했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6.25% 내린 27만7500원, SK하이닉스는 5.68% 하락한 207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 모두 상장가 밑으로 곤두박질치며 외국인 매도세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레버리지 상품은 적은 투자금으로 손실이 확대되는 '지렛대 효과'와 단일종목 주가가 등락을 반복할수록 원금이 잠식되는 '음의 복리효과'로 인해 투자금이 녹아내릴 수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순자산총액은 정점 대비 3조원 가까이 줄어들며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며 "순자산총액이 가장 큰 KODEX와 TIGER 기준 순유입액은 점진적으로 늘고 있지만 평가차익은 삼성전자는 약 4000억원, SK하이닉스는 약 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도 동반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23포인트(5.56%) 내린 785.0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800선을 밑돈 것은 약 10개월 만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오후 1시 33분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지수가 700선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해 9월 4일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낙폭이 과하다면서도 코스피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당장 코스닥으로 흘러들어오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거래대금은 뚝 떨어졌다. 이달 3일과 6·7일 코스닥 하루 거래대금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7조원 아래로 떨어져 6조1,568억원(6일)까지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에도 장 마감까지 2시간도 채 남지 않은 현재 4조480억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대형주 약세에 800포인트까지 접근했고, 후공정 부품주가 일부 선방했음에도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 전반적으로 내렸다"며 "주요 업종 부진에 상대강도지수(RSI) 과매도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