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로 지난 5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이 추세대로라면 경상수지가 올해 상반기와 연간 전망치를 모두 넘어설 것으로 관측했다.
한은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경상수지는 386억 1천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직전 최대치인 올해 3월(379억 3천만 달러)을 뛰어넘었다.
경상수지는 2023년 5월부터 3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412억 8천만 달러에 달했다. 연간 최대 흑자를 기록했던 작년(1,230억 5천만 달러)을 이미 돌파했다.
이 흐름대로라면 한은이 지난 5얼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상반기 1,515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는데, 1∼5월 누적 흑자를 보면 이를 넘어설 것 같다"며 "연간으로 봐도 전망치(2,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6월 수출이 1천억 달러를 넘어 상당히 높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400억 달러 수준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5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가 378억 6천만 달러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수출(943억 3천만 달러)은 전년 대비 62.9% 급증했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가 높은 수출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석유제품 증가 폭도 커졌다.
품목별로는 컴퓨터 주변기기(249.4%), 반도체(167.7%), 석유제품(49.1%), 화공품(11.0%) 등이 크게 증가했다. 승용차(-7.5%)와 자동차부품(-7.8%) 등 수출은 감소했다.
유 부장은 "반도체 수출이 워낙 좋지만, 그 외 석유제품, 화공품, 바이오, 제약 등 나머지 부분도 크게 나쁜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승용차 수출에 대해서는 "작년부터 현지 생산이 많이 늘어나기도 했고, 최근에 중동 전쟁이 있으면서 중동으로 수출됐던 부분들이 물류 차질로 인해서 축소됐다"고 말했다.
수입(564억 8천만 달러)도 자본재와 원자재 수입을 중심으로 22.2% 늘었지만, 수출 증가율보다는 낮았다.
자본재 수입은 반도체(61.1%), 반도체 제조장비(54.9%), 정보통신기기(7.7%) 등을 중심으로 28.0% 늘었고, 원자재 수입도 석유제품(70.5%), 석탄(37.2%), 화공품(27.6%), 원유(24.8%) 등을 위주로 22.1%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기타사업서비스, 가공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10억 9천만 달러 적자를 냈다. 기타사업서비스(-11억 1천만 달러), 가공서비스(-5억 달러), 운송(-4억 4천만 달러) 등이 역성장한 영향이다.
여행수지는 5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5월 입국자수가 1년 전보다 19.4% 늘면서 4월(-3천만 달러) 적자에서 다시 흑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수지(11억 5천만 달러)를 중심으로 21억 7천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310억 8천만 달러 늘었다. 역대 최대였던 3월(369억 9천만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크게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45억 6천만 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26억 9천만 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62억 4천만 달러 늘었고, 외국인 국내투자가 주식을 위주로 246억 5천만 달러 줄었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310억 5천만 달러 급감해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도 등으로 감소 폭이 확대된 영향이다.
외국인의 부채성 증권 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추종 자금 유입 등으로 64억 달러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