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입으로 자국 공격수의 레드 카드 징계가 번복되는 논란까지 딛고 '붉은 악마' 벨기에가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미국을 완파하면서 곳곳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이번 경기는 시작 전부터 뜨거웠다. 직전 경기에서 레드 카드를 받은 개최국 미국의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25·AS모나코)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한 통에 징계를 유예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ADVERTISEMENT
현지 언론 RTL에 따르면 벨기에 팬들은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거센 야유와 휘파람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찬스'를 조롱했고, 샤를 더케텔라러가 선제골을 터뜨리자 서로 얼싸안고 펄쩍펄쩍 뛰며 환호했다.
논란 속에 출전한 발로건이 침묵하는 사이 벨기에가 4-1 대승을 완성하자 팬들은 "완벽한 승리", "트럼프에게 참패를 안겼다"고 외쳤다. 한 팬은 방송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한 목소리로 우리를 응원한 데 힘입어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며 "이 모든 게 트럼프 덕분"이라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ADVERTISEMENT
현지 언론도 '트럼프 찬스'를 극복한 자국팀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공영 방송 스포르자는 "벨기에가 자력으로 정의를 실현했다"며 "트럼프는 과연 어젯밤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고 촌평했다. 프랑스어권 신문 르수아는 "정장에 묻은 보기 흉한 얼룩처럼 나쁜 선례를 남긴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 '붉은 악마'가 끝까지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켜냈다"고 치켜세웠다. '붉은 악마'는 벨기에 축구 대표팀의 별명이다.
외신들의 평가도 이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발로건의 퇴장 징계를 뒤집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결정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며, 결국 이 결정이 공정과 정의를 둘러싼 논란으로 모든 것을 뒤덮으며 개최국 미국 대표팀에 최악의 악몽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프랑스 스포츠지 레키프는 경기 후 "그 모든 노력의 결과가 고작 이것인가"라는 제목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꼬집으며, 벨기에가 손쉽게 경기를 지배했고 미국은 팬들조차 무기력해졌다고 비꼬았다.
(사진=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