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7일 역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는데 삼성전자가 7%대 급락하며 '29만전자'로 주저앉았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률 둔화, 실적 정점 등의 우려가 커지면서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는 모습이다.
7일 오후 2시 49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92% 내린 296,000원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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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전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잠정 매출액이 171조원, 영업이익은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9.3%, 영업이익은 1810.3% 증가한 것으로, 둘 다 3분기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성과급 지급을 위한 충당금 추정치(17조원)를 더하면 영업이익은 100조원을 넘는다는 관측이 나왔다.
분기 영업익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첫 돌파라는 기록적인 성적은 성과급 충당금을 반영한 영업이익으로 봐도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지난 3년간의 합산 영업이익(82조9천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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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망치를 웃돌며 반도체 호황을 재확인했지만, 호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주식을 오히려 매도하는 '셀온' 현상이 이어지며 주가는 고꾸라졌다. 지난달 18일부터 12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해온 외국인은 이날도 '팔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주가가 급락하는 것은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이후 둔화) 우려가 시장에 퍼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메모리 반도체주의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D램 가격 상승률 둔화, 재고 개선세의 안정화, 주당순이익(EPS) 상향 조정 폭의 정점 도달을 근거로 메모리 반도체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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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의 비중을 축소하고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의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반도체주의 실적 모멘텀이 정점을 지났고, 추가 조정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에서다.
반도체주의 주가를 끌어올린 가장 강력한 근거였던 실적 추정치 상향이 둔화된 것 자체가 일종의 주가 고점 신호라는 주장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반도체주 급락은 시장 주도주가 다른 업종으로 이동하는 초기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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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는 향후 가장 중요한 확인 포인트는 하이퍼스케일러(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관련 자본지출(CAPEX) 가이던스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로 삼성전자의 장기 전망은 긍정적으로 유지했다. 내년 이익도 올해보다 35~4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2021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겨울이 온다(Winter is coming)는 보고서를 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충격을 몰고 오기도 했다. 당시 코로나 특수로 반도체 호황이 정점에 달해있던 시점이었으나, 모건스탠리는 PC 수요 둔화와 선제적인 공급 과잉을 예견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전격 하향 조정했다. 실제로 직후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도래하며 이들의 예언이 적중했고 시장 내 모건스탠리 리포트의 파급력은 절대적으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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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뒤 2024년 9월 추석 연휴 기간에도 모건스탠리는 '겨울은 항상 마지막에 웃는다(Winter Always Laughs Last)'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역시나 인공지능(AI) 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 중이던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과잉 우려를 제기하며 목표주가를 2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54%나 깎았다. 연휴 직후 개장한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15조 원 넘게 증발하는 대폭락 장세가 나왔다.
과거의 이 두 차례 보고서는 발표 직후 단기적으로 국내 반도체 대형주 주가에 치명적인 급락을 불러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업황을 정확히 꿰뚫었던 2021년과 달리 2024년의 겨울론은 AI 메모리 수요의 견고함이 지속되면서 리포트 발간 1년 만에 모건스탠리가 스스로 "예측이 틀렸다"며 목표가를 복구하는 해프닝이 이어지기도 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AI밸류체인 랠리가 끝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AI 수혜주 사이의 순환매가 펼쳐지고 있다며 원자재 성격이 강한 메모리 반도체 업종은 추가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반도체주의 주도주 지위는 알파벳(구글)과 아마존 등 AI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차지할 것이란 주장도 이어졌다.
시장의 수급이 AI관련주에서 여타 업종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업종으론 소비재와 운송, 지역은행, 바이오가 제시됐다.
국내 증권가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펀더멘탈은 훼손되지 않았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역대급 실적 등 호재가 오히려 차익 실현의 빌미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10일 SK하이닉스의 ADR 상장도 셀온의 재료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며 "7월 말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에서 AI 칩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나올지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눈높이가 너무 높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는 약 84조원이었는데, 일각에서는 100조원을 내다보는 시각도 있었다는 것이다.
오는 30일 나오는 세부 실적 및 확정치와 함께 미국 빅테크의 설비투자 계획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부문별 실적 확정치가 중요해 보인다. 부문별 기여도를 확인해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달 말 구글의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AI 설비투자는 계속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면 지금의 과한 낙폭은 되돌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AI 투자 사이클이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며 "7월 말 美빅테크 실적 발표가 메모리 반도체 주식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 지속성이 재확인된다면 우리 증시는 다시 회복력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