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또 8천선이 무너졌습니다.
장중 한때 8% 넘게 밀리면서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실적은 역대급이지만 그만큼 쏠림과 변동성에 대한 경계도 함께 커지는 하루였는데요. 증권부 강미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강미선 기자, 먼저 오늘 시장 분위기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네, 삼성전자가 오늘 2분기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의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죠.
정작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 급락하며 7,600선에서 마감했습니다.

장 초반 강세로 출발했다가 오전 10시부터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고 오후 들어선 8%까지 급락하며 서킷 브레이커까지 발동됐습니다.
사실 실적 발표 직전인 지난주 금요일까지 코스피가 5%까지 오른 점과 대조적입니다.
이번 역대급 실적 발표가 오히려 차익실현의 빌미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이번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지난주까지 많이 올라 있었고, 발표가 다 난 지금 남아 있을 이유보다는 지금 당장 나갈 이유가 더 컸다는 거죠.
<앵커>
오늘 발표된 숫자 자체보다 앞으로 더 나올 게 있느냐를 시장이 먼저 따져 물은 셈이군요. 그럼 이게 단순히 차익실현 정도로만 설명이 될까요? 최근의 수급 공백 측면과도 무관치 않아 보이는데요?
<기자>
네, 크게 두 갈래로 볼 수 있는데요.
우선 국민연금이 최근 리밸런싱을 재개하면서 매도에 나서고 있고 여기에 외국인까지 겹쳤습니다.
외국인은 지난달 19일 이후 이날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을 13거래일 연속 팔아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매도 규모를 보면, 7월 들어 외국인은 12조 4,000억원 순매도에 나섰습니다.
두 번째는 최근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난 반도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입니다. 오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20% 안팎 폭락하기도 했는데요.
이 상품들은 하루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주가가 빠지면 오히려 추가로 팔아야 하는 구조죠. 전문가들은 이런 부분이 오늘 같은 급락장에서 낙폭을 한 번 더 키우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합니다.
하지만 이건 수급과 상품 구조상의 문제지 반도체 펀더멘털 자체가 흔들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이런 와중에 국내 당국뿐 아니라 모건스탠리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줄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투심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는데요.
<앵커>
오늘 주가는 이렇게 출렁였지만, 실적 자체로 눈을 돌리면 상장사 전체 그림은 다르다고요?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오늘 하락이 이상할 정도인데요?
<기자>
네, 코스피 상장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1년 전과 비교해 260% 넘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지금까지는 1년 치를 다 모아도 이 벽을 넘기 힘들었습니다.
2024년 코스피 상장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196조8,000억원, 지난해가 244조8,000억원 수준이었으니까요. 2분기 1개 분기로 1년 치 기록을 갈아 치운 수준입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및 관련장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0% 가까이 늘며 이 성장을 이끌었는데요.
반도체 후방 부품사가 몰린 전자장비·기기 업종도 416% 늘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관련주를 뺀 나머지 276개 상장사의 이익 증가율은 30%대에 그쳤고, 건축자재·무선통신·전력·자동차 업종은 오히려 이익이 줄었습니다.
200조라는 숫자 뒤에서 코스닥과 비반도체 업종 간의 온도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결국 이런 국내 증시 양극화 흐름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시장에서는 위험 신호로 보고 있나요?
<기자>
네, 시장의 쏠림과 변동성에 대해 당국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과도한 '빚투'(빚내서 투자)와 특정 종목 쏠림 등에 대한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오늘 재차 밝혔습니다.
반도체주 중심의 쏠림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등을 중심으로 한 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에 당국도 예의주시하는 상황인데요. '반도체 피크아웃'을 둘러싼 우려감에 더해 외국인의 매도 지속 등을 놓고 시장의 경계감이 적지 않은데, 일차적으로는 이달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