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육·해·공과 우주를 잇는 군사 AI 체제 구축에 55조 원을 투자해 한국판 팔란티어, 안두릴이 되겠다고 공식화했습니다.
대규모 자금 조달을 해야 하는 가운데 내일 그룹 방위산업의 분수령이 될 60조 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 사업자가 발표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사업자가 우리 시간으로 내일 새벽에 선정될 텐데, 막판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한화오션이 경쟁사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를 상대로 막판 뒤집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TKMS의 군사 기밀 유출 사건 발생으로 수주전이 현재 초박빙 접전 상태가 되면서 오늘(6일) 한화오션의 주가도 장중 15% 가까이 올랐습니다.

TKMS의 자회사 아틀라스 일렉트로닉은 최근 러시아와 연계가 추정되는 해커 조직의 해킹으로 특정 잠수함의 설계 도면를 비롯해 여러 기밀이 유출됐습니다.
방산에서 기밀 유출은 한 나라의 국방, 안보를 흔들 수 있는 치명적인 과실로 사안에 따라 해당 기업이나 당사자는 처벌을 받습니다.

이에 TKMS는 공식 성명을 통해 해킹 공격을 받은 곳은 북미 지사로 독일 본사와 완전히 분리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전수 조사 결과 영향을 미칠 만한 자료는 새어나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캐나다는 영미권 최고 기밀 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 소속이라 기밀 유출에 극도로 민감합니다.
전문가들도 “시기상 유출 사태 이전에 제안서 평가가 끝났겠지만 이후에 신뢰도는 회복 불가 수준으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TKMS는 그간 독일과 캐나다는 같은 나토 회원국으로 연합 작전과 임무를 수행 중인 만큼 같은 잠수함을 쓰면 군사 동맹이 더 끈끈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독일이 수주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는데 캐나다가 최근 12척 단일 발주에서 6척 분할 발주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태도를 바꾸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캐나다 해군 수뇌부들은 유출에 따른 전력 공백 최소화와 산업 기여 최대화를 위해 배를 섞어 쓸 수 있다는 입장을 내고 있습니다.
<앵커>
방산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한화그룹인데 지난주에는 55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김동관 부회장이 직접 나섰는데 핵심이 뭡니까?
<기자>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 즉 팔란티어나 안두릴처럼 AI로 군의 운영 체제인 OS를 구축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쉽게 풀면 지금까지는 군이 요구하는 무기를 만들어 줬는데 앞으로는 적과 어떤 무기로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해주겠단 겁니다.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 3일 영남권 첨단 산업 발전 국민 보고회에 참석해 그룹 방산의 청사진을 직접 제시했습니다.
자리에서 무기 공급에 그치지 않고 전장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AI 플랫폼 납품을 목표한다며 55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김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더 이상 하드웨어만 강한 나라가 아니다”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국방 AI 역량을 확보한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한화는 오는 2040년까지 우주 발사체에 23조 원, 관측과 통신 위성 같은 우주 AI 인프라에 20조 원, 데이터센터에 10조 원, 플랫폼 연구 개발에 2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우주로 쏘아 올린 위성으로 전장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데이터센터로 보내 해석한 다음 플랫폼을 활용해 군에 전투 설루션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와 플랫폼 기술이 적용될 무기들을, 한화시스템이 위성, 센서와 레이다, 데이터 연산을, 한화에너지가 데이터센터에 요구되는 전력기기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 부회장의 큰 그림을 따라 한화는 자주포나 잠수함 같은 일회성 판매 방식에서 플랫폼 같이 구독 같이 계속 파는 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한화는 수출 비중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어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묶는 패키지 형태 제안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까요?
<기자>
크게 전력 그리고 규제가 한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경남 창원에 들어설 AI 데이터센터는 올해 45MW(메가와트) 규모로 지어져 2032년 135MW로 3배 수준으로 확장됩니다.
연간 135MW(메가와트) 사용을 기준으로 연 전력 소비량을 단순 계산하면 120만MWh(메가와트시)에 달합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1가구 당 평균 전력 소비량은 약 4,000kWh(킬로와트시)로 약 30만 가구가 1년간 소비하는 전력량입니다.
엄청난 전력을 끌어와야 하는데 고품질이어야 합니다.
군 작전과 임무 수행 중 서버가 끊기는 불상사를 막아야 해섭니다.
그러려면 송전망도 깔고 비상 발전이나 에너지 저장 장치(ESS)도 설치하고 폭격 등으로 데이터센터가 파괴되면 다른 곳에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반도 마련해야 합니다.
전장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하는 데도 오랜 공을 들여야 합니다.
정부도 한화에 앞서 우리 군의 특화된 OS를 연구 개발하기로 하면서 한화와의 협업이 기정사실화지만 전장 데이터 접근 권한을 어느 정도로 줄지 미지수입니다.
그래서 서로 조율해야 하는데 다른 방산업체가 인도한 무기들과의 연동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다른 기업의 무기에 자신들의 플랫폼을 접목하려면 정부는 물론 경쟁사의 승인도 있어야 해섭니다.
팔란티어나 안두릴이 미군과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플랫폼을 상용화한 것처럼 한화도 우리 군과 관련 계약을 맺어야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