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에 테슬라까지, 미국 주식 갖고 계신 분들 많으실 텐데요. 그런데 팔지도 않은 주식에 양도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1년 전 국내 투자자들에게 실제로 벌어진 일입니다. 다음 달 정부의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서학개미 역차별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강미선 기자입니다.
<기자>
5년 째 미국주식에 장기 투자해 온 30대 이 모씨.
지난해 팔지도 않은 미국 우주기업 로켓랩 주식으로 올해 양도소득세만 2천만 원을 냈습니다.
[이 모씨/로켓랩 개인투자자: 양도세 내는 건 당연하지만 그 선택이 갑자기 이뤄졌고, 이후에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세금을 내야 할 현금도 마련해야 하고 내 자산은 하락하는 거죠. 그 걱정을 당시에 많이 했습니다.]
로켓랩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주식이 1대 1로 자동 교환된 게 발단이었습니다.
투자자 의사와는 무관하게 강제 전환된 건데 국내 세무당국은 이걸 팔았다고 보고 양도세를 매겼습니다.
이유는 현행법에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과 달리 한국의 조세특례제한법은 내국법인 간 주식 교환만 과세를 미뤄줍니다.
한 마디로 같은 주식 교환이라도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은 특례가 적용돼 과세 시점을 미룰 수 있지만 로켓랩 등 외국 기업은 즉시 과세됩니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닙니다. 2022년 미국 최대 통신회사 AT&T 합병 과정 때도 국내 투자자만 세금을 떠안았습니다.
세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더 이상 관련 법 개정을 미룰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임지강/건곤세무법인 대표세무사: (외국법인에게도) 과세이연이라는 덜 침해적인 수단이 있음에도 납세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면서까지 즉시 과세를 하는 것은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생각을 해서 건의하게 되었습니다. (즉시 과세가 아닌) 처분 시 과세를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월가에선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설까지 나옵니다.
두 회사가 실제로 인수합병이 되면 이 같은 역차별이 더 큰 규모로 반복될 수 있는 가운데 정부는 행정 부담 등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입니다.
한국경제TV 강미선입니다. 영상취재: 김성오, 이성근 영상편집: 노수경 CG: 신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