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광주 소방공무원 사건에서 고인의 남자친구가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고인의 남자친구 A씨는 이 매체와 통화에서 "(팀원들이) 과도하게 밤늦게까지 술을 먹이고 가기 싫은 노래방도 갔다"며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여자친구는 술자리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밝혔다.
A씨가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내역에는 "(남자) 팀장님이랑 둘이 노래방을 가야 할 것 같다"며 상사의 무리한 요구에 난처해하는 고인의 대화가 담겨 있었다. A씨는 "해외여행을 앞둔 여자친구에게 술 등을 사 오라는 압박을 가해 캐리어 두 개를 들고 가게 만들기도 했다"며 "가기 싫은 회식 자리에 억지로 불러놓고 여자친구에게만 차를 끌고 오게 하는 등 갑질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A씨는 고인이 숨진 뒤 작성된 광주소방본부의 '사망 면직서'도 문제 삼았다. 해당 공문에는 고인의 생전 상담 기록을 인용한 '남자친구와의 관계 불안 어려움 호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그 공문 탓에 오죽하면 내가 상주로 선 장례식장에서조차 '남자친구 때문에 죽었다'는 허무맹랑하고 기막힌 소리를 들어야 했겠느냐"며 "이는 여자친구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자 유가족을 향한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소방본부 측은 이런 내용이 공문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유가족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았고, 뒤늦게 이를 알게 된 A씨가 공문 수정과 재조사를 요구했으나 사후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광주의 한 소방서에서 근무하던 고인은 전남의 한 지역에서 숨졌다. 유가족은 고인이 과도한 회식과 음주 문화,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힘들어했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조는 이날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소방본부의 전면적인 조직문화 개선과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국무조정실 주체로 한 조사를 주문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다면 자살예방 상담전화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