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이틀째 무력 공방을 주고받은 가운데, 미군이 토마호크 미사일 49발로 이란 전역을 타격하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완전 재봉쇄로 맞서면서 지난 4월 휴전 이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미군 아파치 헬기 피격에 대한 보복이 이어진 것으로, 이틀 연속 이란의 미군기지 타격에 불똥을 맞은 걸프국들도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중동 전역으로 전운이 번질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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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을 주도한 건 미군이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 현지시간 11일 새벽(한국시간 11일 오전 6시께) "이란 내 여러 목표물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자위적 공격을 개시했다"며 "이번 공격은 이란의 부당하고 지속적인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밝혔다. 발표와 거의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이란 곳곳에서 폭음이 이어졌다.
이란 매체들은 남부 미나브·시리크 지역에 여러 발의 발사체가 떨어졌다고 전했고, 해협 인근 게슘섬·키시섬은 물론 수도 테헤란 서부 알보르즈·카라지에서도 폭발음이 감지됐다. CNN에 따르면 이란 국영방송은 최대 정유시설인 아살루예 석유화학단지에서도 방공망이 가동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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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군이 이란에 토마호크 미사일 49기를 발사했다고 말했다. 표적 일부는 테헤란에서 65㎞ 떨어진 곳에 있었고, 페르시아만에 접한 이란 서부 해안 지역도 타깃이 됐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CENTCOM은 공습 개시 4시간 후 성명을 내고 "이란 전역에 있는 군사 감시 자산과 통신 시스템, 방공 기지를 대상으로 공습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맞불 타격을 예고하는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완전 폐쇄로 대응했다. 전쟁 시작 후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가 최근 일부 유조선의 통항을 허용했던 이란은, 다시 유조선과 상선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통항을 금지하겠다고 못 박았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선박은 발포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엄포에 그치지 않았다.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통항 금지를 위반하고 '불법적으로' 통과를 시도한 선박 두 척을 겨냥해 실제 발포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CENTCOM은 이란의 폐쇄 발표 직후 엑스에 '팩트 체크' 형식의 글을 올려 "오늘 밤에도 상선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드나들고 있다"며 이란 측 주장을 반박했다.
이란은 걸프국에 있는 미군기지를 향한 보복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중동 지역 미군 기지 18곳을 공격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바레인의 미 해군 제5함대 기지에 미사일과 드론을 쐈고, 이라크 북부 하리르의 미 공군기지 군용 레이더도 타격했다. 하탐 알안비야 사령부는 "지역 내 어떠한 침략에 대해서도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고, 마지드 무사비 IRGC 항공우주군 사령관은 국영 매체를 통해 "이 지역(중동 지역) 전체를 당신들에게 지옥으로 만들어주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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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은 지난 8일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미 육군 아파치 헬기가 격추된 뒤 보복에 재보복을 거듭하고 있다. 답보 상태인 종전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압박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미국 협상단의 협상안에 서명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내일 밤 그들을 폭격해 박살 낼 것"이라고 답했다.
이란 외무부는 11일 낸 성명에서 "최근 발생한 미국의 불법적, 범죄적 공격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는 유엔헌장과 국제법 원칙 위반"이라며 "이 때문에 4월 8일부로 발효된 휴전 합의도 실질적으로 무의미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런 불장난으로 발생하는 매우 위험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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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와중에도 양측이 전쟁 종식을 위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는 신호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무력 공방이 벌어진 이틀 동안 카타르의 중재로 미국과 이란의 간접 종전협상이 물밑에서 진행됐으며, 미국은 전날 공습 직전 이란에 군사 시설만 겨냥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인명 피해를 최소화했다.
이란이 나중에 부인하기는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란 당국자와 직접 통화해 공습 중단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 역시 최악의 결과를 피하기 위한 대화 채널이 가동 중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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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