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천사는 경계선지능(BIF), 자폐스펙트럼(ASD),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가진 청소년·청년들이 자신의 삶과 성장, 회복의 과정을 직접 무대에서 나누는 별의친구들의 대표 문화행사다. 단순한 발표회가 아니라 사회적 고립과 배제를 경험했던 청년들이 배우고 일하며 시민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날 무대에는 미래내일 일경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의 도전과 변화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첫 번째 스피커로 나선 유준혁 씨는 초등학교 시절 또래와의 소통과 사회성, 충동조절에 어려움을 겪으며 성장학교별에 입학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후 검정고시 합격,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취득, 바리스타 3급 자격증 취득 등 다양한 도전을 이어온 그는 최근 미래내일 일경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유 씨는 "처음에는 서비스 매너 교육이 어렵고 낯설었다"며 "그런데 성심당에 갔을 때 직원분들이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배움이 삶과 연결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카페 분야에서 일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사서직 공무원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이어 래퍼 박윤수 씨는 음악을 통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박 씨는 어린 시절 학교폭력과 잦은 전학, 대인관계의 어려움으로 힘든 학창시절을 보냈다. 어린 나이부터 정신건강 상담을 받아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음악만은 포기하지 않았다.
2019년 '랩독(RapDogg)'이라는 이름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그는 오랫동안 온라인에 창작물을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나 정식 음반 제작이나 공연 기회를 얻지 못해 큰 좌절을 경험했고, 특히 2023년에는 음악을 포기할 위기까지 겪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끝까지 창작을 이어온 결과 이번 세천사에서는 자신이 참여한 뮤직비디오 'RAPDOGG'를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 그는 "한때는 무대에 설 기회조차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사람들 앞에서 내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신경다양성 청년들의 지속적인 일 경험을 지원하기 위한 뜻깊은 기부도 이어졌다.
박혜선 활동가의 어머니는 미래내일 일경험 프로그램 이후에도 청년들이 직무훈련과 일 경험을 지속할 수 있도록 200만 원을 기부했다. 또한 박혜선 활동가는 전국민화공모전 최우수상 수상 상금 전액을 '스타-일경험장학금'에 기부하며 후배 청년들의 성장을 응원했다.
스타-일경험장학금은 경계선지능(BIF), 자폐스펙트럼(ASD) 등 신경다양성을 가진 청년들이 직무훈련과 일 경험을 통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금이다. 별의친구들은 아직 관련 제도와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누구나 일할 권리가 있다"는 믿음으로 해당 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별의친구들 관계자는 "이번 세천사는 미래내일 일경험이 단순한 직무체험을 넘어 청년들의 자신감과 꿈, 사회참여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며 "유준혁 씨처럼 직업을 꿈꾸고, 박윤수 씨처럼 자신의 재능을 사회와 나누며, 박혜선 활동가처럼 다시 후배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6회를 맞은 세천사는 신경다양성 청년과 가족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내 드문 문화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청년들은 일 경험, 창작 활동, 기부 등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와 연결되고 있었으며, 세천사는 그 변화의 과정을 지역사회와 함께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