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테마주’로 주목받던 배터리기업이자 코스피 상장사인 금양이 상장폐지 기로에 섰습니다. 상폐를 두고 거래소와 금양 간 법정 다툼이 예상되는데요. 향후 시나리오를 짚어보겠습니다.
증권부 이민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우선 금양이 어떤 상황까지 와 있는지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현재 상황부터 보겠습니다. 지난달 20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가 금양 상장폐지 안건을 심의·의결했습니다. 금양은 여기에 반발해 다음 날인 21일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요.
이 가처분에 대한 서울남부지법 심문 기일이 이달 24일로 잡혀 있습니다. 거래소는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상장폐지, 정리매매 절차를 잠정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날 법원 결정이 금양의 향후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앵커>
법원 결정에 따라 이후 절차가 완전히 달라지겠군요.
<기자>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상장폐지 효력을 잠시 멈춰 달라는 금양의 요구를 법원이 받아들이면,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장폐지 절차는 중단됩니다. 그 사이 금양은 “왜 상장폐지 사유가 부당한지”를 두고 거래소와 법정 다툼을 이어가게 됩니다.
다음으로는 가처분이 기각될 경우입니다. 그동안 멈춰 있던 상장폐지 절차가 다시 움직입니다. 보통 3일 정도 추가 예고를 한 뒤, 7거래일간 정리매매에 들어가고, 이후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됩니다. 원래 일정은 5월 26일까지 상장폐지 예고, 27일부터 6월 5일까지 정리매매 후 상폐였는데, 가처분 신청 때문에 지금은 ‘잠시 멈춘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앵커>
금양이 정리매매에 들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기자>
가장 현실적인 우려는 ‘휴지조각 리스크’입니다. 지금 금양 주가는 약 9,900원 선에서 멈춰 있는데요. 정리매매에 들어가면 상·하한가 제한이 사라지면서 하루에도 몇십 퍼센트씩 요동칠 수 있고, 수요가 없으면 거래 자체가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상장 전 가격에 들어온 투자자 입장에선 손실이 거의 확정되는 구조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과 회사 간 이해관계, 소액주주의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재무적 압박이 본격화되는 점도 염두해야 합니다.
<앵커>
상폐 시 K-OTC에서 거래할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해당 제도부터 보겠습니다. 정리매매가 끝난 상장폐지 기업은 비상장 주식 장외시장인 K-OTC에서 ‘상장폐지지정기업부’ 편입 심사를 받게 됩니다. K-OTC는 올해부터 상장폐지 기업을 한데 모아 최대 6개월 동안 거래를 지원하는 별도 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심사를 통과하면 6개월 동안 K-OTC에서 거래가 가능하고, 이 기간 문제가 없으면 일반기업부로 승격돼 계속 거래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사례도 있습니다. 최근 상장폐지된 기업 중 파멥신과 인트로메딕은 K-OTC 상장폐지지정기업부에 편입돼 하루 거래량이 각각 수만 주씩 나오는 상황입니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완전 휴지조각은 피했다'는 정도의 ‘숨통’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앵커>
하지만 모든 상폐기업이 K-OTC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소 진입 요건을 엄격히 보고 있습니다. 핵심 조건만 추려보면, 최근 결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이 ‘적정’ 또는 ‘한정’ 일 것, 주식 양수도에 법적 문제가 없을 것, 부도나 기업 존속을 위협하는 이슈가 없을 것 등 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깐깐하게 보는 게 바로 감사의견입니다. 그런 이유로 올해 1월 상장폐지된 기업이 10곳인데, 이중 실제로 K-OTC 상장폐지지정기업부에 들어간 곳은 딱 2곳뿐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금양은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있을까요?
<기자>
결론부터 말하면 쉽지 않습니다. 금양 상장폐지의 직접적인 사유가 바로 최근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2년 연속입니다. 따라서 현재 기준으로 보면 금양이 상장폐지된다 하더라도 곧바로 K-OTC 상장폐지지정기업부에 들어가기는 상당히 어렵다는 게 시장의 중론입니다.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폐돼도 K-OTC에서 거래하면 된다'는 기대감만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상폐 전부터 감사의견과 재무상태, K-OTC 진입 가능성, 정리매매 구간 대응 전략을 전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보통 정리매매 구간에서 주가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그 낮아진 가격대를 기준으로 K-OTC에서 거래가 이어진다는 점 고려해야 합니다. 즉, K-OTC가 “가격 회복 통로”라기보다는 “최소한의 출구”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해야 겠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이민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