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이번 방한에서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 총수를 잇따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엔비디아가 반도체나 자동차에 이어 게임사를 만난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와 살펴봅니다.
이 기자, 시장에서는 피지컬 인공지능(AI) 협력에 주목하고 있는데, 다른 해석도 나온다고요?
<기자>
지금까지는 엔비디아가 추진 중인 피지컬 AI나 로봇 시뮬레이션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는데요.
업계에서는 최근 대만 컴퓨텍스에서 공개된 엔비디아의 AI PC 전략과 연결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젠슨 황 CEO는 컴퓨텍스에서 AI가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개인 기기에서도 직접 구동되는 시대를 강조하며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제품군도 함께 공개했는데요.
대규모 전산망을 갖춘 시스템이 아닌 개인이 사용하는 노트북에서도 AI를 직접 구동하는 시대가 열린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엔비디아의 목표도 단순히 GPU를 판매하는 것을 벗어나 AI가 실제로 활용될 서비스와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겁니다.
<앵커>
AI PC가 정확히 게임 산업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겁니까?
<기자>
컴퓨텍스에서 공개된 'RTX Spark'가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
RTX Spark는 엔비디아가 선보인 차세대 AI PC 플랫폼인데요.
시연 영상에서는 별도의 외장 그래픽카드 없이도 최신 게임을 구동하는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중요한 건 게임 성능 자체보다 AI입니다. 핵심은 온디바이스 AI인데요.
기존에는 고도화된 AI 기능을 구현하려면 클라우드 서버와 데이터센터 자원이 필요했지만, AI PC 시대에는 AI 연산이 개인 기기로 내려오게 됩니다.
이에 따라 게임 속 AI NPC나 AI 동료 캐릭터(CPC) 등을 서버를 거치지 않고 이용자 PC 안에서 직접 구동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크래프톤은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 중인 CPC, 즉 AI 동료 캐릭터도 엔비디아 ACE 기반의 온디바이스 소형언어모델을 활용해 이용자 PC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습니다.
AI PC가 보급될수록 게임은 AI를 가장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는 대표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엔비디아 입장에선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과의 협력이 어떤 도움이 되는 겁니까?
<기자>
AI PC가 성공하려면 결국 그 안에서 돌아갈 콘텐츠와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는 각각 다른 강점을 갖고 있는데요.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AI 캐릭터 분야 협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AI PC 시대가 본격화될 경우 AI NPC와 AI 동료 캐릭터 등 새로운 게임 경험을 구현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반면 엔씨소프트의 강점은 대규모 다중접속 온라인 역할수행게임(MMORPG)입니다.
엔씨소프트는 한국경제TV에 "MMORPG는 많은 이용자가 동시에 상호 작용하는 복잡한 환경인 만큼 AI 에이전트가 다양한 상황을 학습하고 의사결정을 검증하기에 적합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장기간 서비스를 통해 축적된 이용자 행동 패턴과 게임 내 경제 데이터 역시 AI 모델 학습에 높은 활용 가치를 갖고 있다"며 "현재 다방면에서 AI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결국 젠슨 황 CEO가 바라보는 큰 그림은 무엇이라고 봐야 할까요?
<기자>
AI 산업의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과거에는 누가 더 좋은 반도체를 만드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그 반도체 위에서 어떤 AI 서비스가 돌아가고 어떤 생태계가 형성되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AI PC를 보급하더라도 정작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AI 콘텐츠가 없다면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측면에서 크래프톤은 AI 캐릭터 기술을, 엔씨소프트는 대규모 MMORPG 운영 경험과 가상세계를 각각 보유한 파트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엔비디아와 게임뿐 아니라, 피지컬 AI 등 파트너십 협력 범위를 점차 넓혀나갈 계획"이라며 협력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실제로 엔씨의 AI 전문 자회사인 NC AI도 최근 엔비디아가 국내에서 개최한 AI·로봇 생태계 간담회에 참석했는데요.
엔비디아가 게임사뿐 아니라 엔씨의 AI 조직과도 접점을 넓히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간담회는 엔비디아가 엔씨 측을 직접 초청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크래프톤 역시 엔비디아와 게임을 넘어 AI 영역에서 차세대 기술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번 만남은 단순한 게임사 방문이 아니라 AI PC 시대를 대비해 AI 캐릭터와 AI 콘텐츠, 그리고 가상세계 생태계를 확보하려는 엔비디아의 행보로 관측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장윤선 CG:홍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