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도입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은행들이 채용 규모를 줄이고 인력 구조 재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한때 안정적인 고소득 직장으로 꼽혔던 금융권이 이제는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우려의 중심에 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7일(현지시간) 주요 금융회사들이 AI 활용 범위를 빠르게 확대하면서 일부 직무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수년 내 상당수 업무가 자동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로 글로벌 대형 금융회사 경영진들은 AI가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을 잇달아 언급해 왔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12월 AI 기술이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시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CEO는 일부 직종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골드만삭스의 존 월드론 사장은 직원들을 자동화에 적합한 "인간 조립 라인"(human assembly line)에 비유했다.
이 같은 발언이 이어지면서 금융권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직업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과거 자동화가 주로 단순 반복 업무를 대체했다면, 최근 AI는 전문성과 판단이 요구되는 중간 직급 업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일부 금융사들은 직원 재교육과 직무 전환 프로그램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이런 흐름 때문에 안정적인 직업과 높은 연봉을 찾아 금융권으로 몰려들었던 학생들이 이제는 금융권에서 초급 수준의 일자리를 찾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대학 졸업 후 대학원 입학으로 취업 준비 기간을 더 늘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매켄지앤드컴퍼니의 AI 컨설팅 부문 수석 파트너인 데바시시 파트나이크는 은행들이 주니어 애널리스트 채용 규모를 최대 3분의 2까지 줄이는 반면 AI 인재의 약 62%를 동일 졸업생들로부터 충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졸업생 채용 규모는 줄어들겠지만, 은행들이 이들을 완전히 없애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파트나이크는 "은행업은 도제식 교육이 이뤄지는 비즈니스다. 오늘의 주니어애널리스트가 내일의 전무 이사가 된다"며 "상급자의 판단력은 외부에서 만들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대체로 은행들은 현재 고객 서비스, 거래 및 무역 모니터링을 포함한 특정 기능 전반에 걸쳐 AI를 도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