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의 초여름 더위에도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색 가죽 재킷 패션을 고수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개인 브랜드 구축과 젊음·혁신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려는 전략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에서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위해 나타난 황 CEO는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 검은색 신발, 그리고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고 나타났다. 이날 김포공항으로 입국할 때만 해도 짙은 파란색 면 재킷을 걸쳤던 그는, 취재진과 시민들이 몰린 홍대에서는 가죽 재킷으로 갈아입고 등장했다.
약 20년간 공식 석상에서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어 온 황 CEO는 지난 6일 tvN이 유튜브에 공개한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 예고 영상에서도, 지난해 10월 방한 당시 화제가 된 '치맥회동'과 엔비디아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 등에서도 같은 차림으로 등장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황 CEO의 일관된 옷차림이 개인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동시에 엔비디아에 창의적이고 젊은 이미지를 입히려는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간호섭 한중패션산학협회 이사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 엔비디아의 혁신과 글로벌 리더십, 엔지니어 문화까지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며 "이제 그의 사진만 봐도 누군지 즉시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개인 브랜드가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정 터틀넥·청바지·운동화를 고수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 회색 티셔츠·청바지를 고집한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도 같은 전략이라고 짚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황 CEO에게 가죽 재킷은 대중의 주목을 받을 때나 중요한 발표를 할 때 착용하는 '전투복'과 마찬가지다"라며 "날씨가 춥든 덥든 늘 입고 나오면서 그간 혁신을 거듭했던 기업의 추진 방향도 변치 않겠다는 신뢰의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간 유명 배우들이 입고 나오면서 젊음, 자유, 저항 등의 이미지를 쌓아왔던 의상이 바로 가죽 재킷"이라며 "본인뿐만 아니라 엔비디아 역시 이 같은 가치를 이어갈 것이란 의미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황 CEO가 입국 당시 착용한 디올 면 재킷은 470만원의 고가임에도 품절이 임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디올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올해 상반기 신상품으로 나온 것"이라며 "큰 치수에서만 한두 개 남았고, 그 외 치수는 모두 품절됐다"고 설명했다.
구글 트렌드를 보면 황 CEO가 입국한 지난 5일 기준 '가죽 재킷' 관심도는 평소보다 130% 증가하며 그와 관련한 급상승 검색어 12위에 올랐다.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는 '젠슨황 재킷' 키워드를 단 유사 상품이 잇따라 등장했고, 그가 과거 착용한 가죽 재킷의 브랜드와 가격 등을 정리한 게시물도 인기를 끌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