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단 1표 차로 승패가 갈린 선거 결과가 나오자 '한 표의 힘'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선거 때마다 강조되는 투표의 중요성이 실제 결과로 확인되면서 역대 초박빙 선거 사례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충남 논산시 제1선거구 충남도의원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기호엽 후보와 국민의힘 윤기형 후보가 나란히 1만1천592표를 얻는 초접전이 벌어졌다. 이후 선거관리위원회의 정밀 검토와 수작업 재검표 결과 기호엽 후보가 단 1표 앞서며 승리를 확정했다.
국내 선거사에는 이처럼 몇 표 차이로 운명이 갈린 사례가 종종 있다. 대표적으로 2000년 제16대 총선 경기광주 선거구에서는 한나라당 박혁규 후보가 새천년민주당 문학진 후보를 단 3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당시 문 후보는 재검표 요구와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 판결로 결과가 유지됐다. 이후 그는 '문세표'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선거철마다 투표 참여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사례가 됐다.
2004년 제17대 총선 충남 당진 선거구에서도 열린우리당 박기억 후보가 자민련 김낙성 후보에게 9표 차로 낙선하기도 했다. 박 후보 역시 당선 무효 소송에 나섰지만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반대로 재검표 과정에서 당락이 바뀐 사례도 있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전북 익산시 기초의회 선거에서는 최초 개표 결과 민주평화당 장경호 후보가 같은 당 최병모 후보에게 1표를 뒤진 것으로 집계됐으나, 재개표에서 3표를 추가로 획득해 최종 2표 차이로 당선이 확정됐다.
이처럼 1표의 중요성이 입증되는 반면, 무관심과 정치 불신 등으로 버려지는 무효표가 쏟아지는 현상도 공존한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의 무효표는 총 108만7천120표로 전체 투표수의 4.0%에 달한다. 이는 직전 선거 대비 18만3천893표(20.4%) 증가한 수치다.
통상 교육감 선거는 유권자들의 관심이 적고 기호 없이 후보 이름만 나열돼 다른 선거보다 많은 무효표가 발생하곤 한다.
전문가들은 참정권의 온전한 효용성을 회복하기 위해 정치권의 변화와 선거 관리 시스템의 혁신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6일 연합뉴스에 "투표하지 않는 것도 참정권의 한 표현"이라면서도 "무엇보다 유권자들이 투표의 소중함을 느끼려면 내가 투표하면 세상이 바뀐다는 정치의 효용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