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장 미 증시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유가와 금리가 상승하면서 시장의 발목을 잡았고 S&P500지수는 열흘만에 하락했습니다. 이란이 미군 기지를 타격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미 중부사령부가 케슘섬 공습으로 맞받아치며 군사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시장이 하방 압력을 받은 영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대화할 의향이 있으며 이르면 이번주에 이란과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지만, 군사 충돌과 여전한 불확실성에 국제유가는 두 유종 모두 2%대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WTI는 배럴당 96달러 브렌트유는 배럴당 97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이처럼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를 자극하자 국채 금리 역시 일제히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달러인덱스가 99선 중반으로 올라선 가운데 원달러환율은 역외환율에서 1,534원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연준의 경기 판단 보고서인 베이지북과 5월 서비스업 PMI 지표에서 물가 상승 우려가 짙어지자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진 점도 부담이었습니다. 실제로 S&P글로벌 지표에서는 고유가 부담에 경기 전망이 3년 7개월 만에 최악을 기록했고, ISM 지표의 가격 지수도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습니다. 물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노동시장은 안정화 추세를 이어갔습니다. ADP가 발표한 5월 민간 고용은 12만 2천 건 증가해 예상을 상회했고 다양한 업종에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지정학적 불안과 끈질긴 인플레이션, 견조한 고용 지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반적인 증시 약세 속에서도 인공지능 관련 기술주들에 대한 투자 심리는 비교적 견고함을 유지했습니다. 메타를 제외한 M7 모두가 낙폭을 보이며 나스닥 지수가 0.89% 밀리는 와중에도 주요 반도체 종목들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39% 올라 차별화된 흐름을 나타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역대급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빅테크 간의 치킨게임이 본격화되자 자금 고갈 우려와 성장성 기대감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짐 크레이머는 오픈AI와 스페이스X 등의 줄상장으로 시장의 유동성이 바닥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반면,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현재 시장이 탐욕에 가깝고 맷집이 충분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야데니 리서치와 웰스파고 역시 거대한 AI 기회에 주목하며 알파벳의 투자를 호평했습니다. CNBC는 천문학적인 판돈 경쟁 속에서 시장의 시선이 점차 '비용을 아끼는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한 가운데, 퍼플렉시티 CEO는 “앞으로는 토큰당 인프라 비용과 전력 소모를 줄이는 기업이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오늘 시장은 매크로 악재로 지수 자체는 조정을 받았지만, 믿을 곳은 반도체 밖에 없다는 투자 심리가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다만,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브로드컴은 매출과 EPS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AI 매출 전망이 기대에 미치지 못 하면서 시간외에서 13% 넘게 하락했습니다.
서혜영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