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사상 처음 8800선을 넘어선 가운데, 디지털자산에서 주식·반도체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코스피가 3일 종가 기준 사상 처음 8800선을 돌파했다. 전 거래일 대비 13.11포인트(0.15%) 오른 8801.49로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종가 기록을 새로 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등락을 반복했지만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고, 반도체로 자금이 집중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런 흐름은 고스란히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48조6000억원이었고, 지난 1일에는 69조4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코스피 거래대금 급증…디지털자산은 감소
반면 디지털자산 시장은 정반대 흐름이다. 5월 31일 기준 업비트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52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날 4조200억원에서 60% 넘게 줄었다. 지난해 7월만 해도 디지털자산 일평균 거래대금이 16조9000억원으로 코스피 15조원을 앞질렀지만, 지금은 코스피의 3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투자 대기 자금인 디지털자산 예치금도 작년 3분기 7조3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5조1000억원으로 약 30% 줄었다.
현장에서도 이동 흐름이 뚜렷하게 감지된다. 한 증권사 직원은 디지털자산 투자 경험이 있는 고액 자산가들의 방문이 늘며 상담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자산 관련 고액 자산가는 "디지털자산 비중을 줄이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AI 수혜주를 어떻게 편입할지"를 문의했다고 밝혔다. 포트폴리오의 70~80%를 디지털자산에 뒀던 자산가들이 주식 비중을 40~50%까지 늘리는 리밸런싱을 고민하는 것이다.

●해외도 자금 이탈…토큰증권 '머니무브' 변수
해외 시장도 디지털자산 자금 이탈이 감지된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달 15일부터 29일까지 매일 자금이 순유출되며 이 기간 전체 자산이 135억 달러(약 18조원 이상) 감소했다. 대표적인 디지털자산 투자 기업인 스트래티지가 3년 만에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매각했고, 세계 최대 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에서도 1조8000억원 규모가 한 번에 장외 매도로 나왔다.
전문가들은 AI 투자와 반도체 호황이 유지되는 동안은 증시 우위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반도체 업황이 꺾이거나 글로벌 금리가 다시 불안해지면 고위험 성향 자금이 디지털자산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스페이스X나 삼성전자 주식이 토큰 형태로 거래되는 시장이 열리면 '규제 밖 디지털자산'에서 '규제 안 토큰증권'으로의 2차 머니무브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