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쯤되면 깐부치킨도 상장해야하는 것 아닌가"(온라인 종목토론방)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이 임박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제2의 깐부 회동'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황 CEO가 한국을 방문해서 재계 총수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하자 온라인 종목토론방에서는 '제2의 깐부 수혜주' 관심과 함께 "이쯤되면 깐부치킨도 상장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황 CEO는 방한 기간 SK와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 회동부터 국내 기업인들과 간담회, 프로야구 시구 등 다양한 일정이 거론되자 반도체·IT 업계의 관심이 커지면서 제2의 깐부회동 수혜주를 찾아 나선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대만 'GTC 타이베이 2026' 주요 일정을 마친 후 5일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CEO의 한국 방문은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참석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황 CEO는 이번 방문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황 CEO는 이번 방한에서 AI와 로봇 협업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LG그룹의 구광모 회장을 만나 피지컬 AI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피지컬 AI는 로봇·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 등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AI 기술을 뜻한다. LG AI연구원을 비롯해 LG이노텍, LG유플러스 등 계열사와의 협력도 논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LG그룹의 글로벌 핵심 기업과의 협력 기대감에 이날 LG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8만7500원(29.86%) 오른 38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LG전자우(29.99%), LG헬로비전(30%), LG CNS(26.27%) 등 LG그룹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피지컬 AI 수혜 기대감의 또 다른 종목인 두산로보틱스도 상한가로 마감했다. 여기에 7일로 예정된 두산베어스 야구 경기에 젠슨 황 CEO가 시구를 한다는 보도가 전해지자 두산은 장 초반 20.54% 오른 237만7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썼고, 우선주인 두산우는 11.68% 상승 마감했다.

네이버는 전 거래일보다 16.03% 오른 2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는 장중에는 30만4000원까지 터치, 2022년 상반기 주가 수준에 도달하기도 했다. 주가 상승에 불을 붙인 것은 엔비디아발 모멘텀으로 황 CEO가 GTC 타이베이 2026 기조연설에서 'NVIDIA ♥ NAVER Cloud' 화면을 띄우며 네이버클라우드와의 협력을 언급한 장면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또 황 CEO가 방한 기간 5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회동하고 오는 8일엔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 방문을 예정하고 있다는 소식도 주가 상승을 일으켰다. 네이버 제2사옥인 '1784'는 로봇·클라우드·디지털트윈 기술을 집약된 공간이다.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이번 황 CEO의 방한 역시 GPU 공급이나 AI 인프라 협력을 넘어 디지털 트윈과 피지컬 AI 생태계 확대 방안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젠슨 황 CEO가 만나 '소버린 AI'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전략적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엔비디아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현실과 디지털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차세대 피지컬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와 엔비디아의 협력은 단순한 GPU 구매 이슈를 넘은 국내 메모리 기업들과의 협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인공지능)용 GPU와 CPU에 탑재되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엔비디아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넘어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번 방한을 주가 상승의 결정적 분수령으로 인식하는 이유는 지난해 10월 진행됐던 1차 회동 직후 나타난 폭발적인 상승률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30일 '깐부 회동' 이후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가는 이날까지 각각 235%, 183% 상승했다.
1차 회동이 팩토리와 반도체 중심이었다면, 2차는 피지컬 AI와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이벤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넓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나증권은 이번 2차 회동은 현실 세계로 내려오는 '피지컬 AI(Physical AI)와 플랫폼'으로의 확장 국면으로 한국 기업이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볼 수 있다고 봤다. LG는 로봇·스마트홈·전장, 네이버는 소버린 AI·클라우드, 현대차는 자율주행과 스마트팩토리 관점에서 엔비디아 생태계와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번 '2차 깐부회동'의 가장 확실한 수혜주는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으로 다양한 기업이 주목받고 있지만 본질은 '매출'과 '공급망 내 병목 장악력'이기 때문이다.
AI 모델이 거대화되고 학습에서 추론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더라도 더 비싸고 빠른 메모리가 필수적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벤트를 보는 기준 역시 누가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반복 매출'을 만들 수 있는지가 핵심으로 GPU가 AI의 엔진이라면 HBM과 고용량 메모리는 연료이자 혈관"이라며 "시장은 늘 새로운 테마를 원하지만 큰돈은 결국 가장 확실한 병목으로 돌아온다"고 분석했다.
다만 투자 기준은 명확해야는 조언이 나온다. 누가 황 CEO를 만나는지가 아니라, 누가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반복 매출을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 사진은 하루짜리 재료에 그칠 수 있지만, 업무협약(MOU), 공동개발,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 데이터센터 구축, 로봇 플랫폼 도입, 스마트팩토리 확산 등은 추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